[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중국 부동산 부호 왕젠린(王健林·사진)이 이끄는 완다((萬達)그룹이 세계 스포츠 산업 장악에 나서고 있다. 유럽 축구리그팀을 인수한 완다그룹은 미국의 철인 3종 경기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10일 중국 국영 차이나데일리는 완다그룹이 철인 3종 경기를 주관하는 미국 세계트라이애슬론(WTC)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완다그룹은 잠재 인수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인수가인 8억5000만달러(약 9920억원)를 제시했으며 현재 WTC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계 미디어 전문 투자기업 ‘프로비던스 에쿼티 파트너스’와 최종 협상단계에 접어들었다.
1978년에 결성된 WTC는 철인 3종 세계선수권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의 세 종목을 휴식 없이 연이어 경기를 진행해 우승한 사람에게 ‘철인’(Ironman)이라는 칭호를 준다. 프로비던스 에쿼티 파트너스는 지난 2008년에 WTC를 인수했으며 당시 인수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WTC의 연간 세전 수익은 대략 50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성 축구팬으로 유명한 왕 회장은 세계 최대 스포츠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왕 회장의 개인적인 관심도 있지만 중국인들의 `스포츠 사랑`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 수요도 충분하다. 그는 지난 6월 올해 안에 적어도 스포츠관련 기업 3곳을 인수·합병(M&A)할 것이라며 “연내 세계 최고의 스포츠기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완다는 올 1월 스페인 축구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였고, 2월에는 월드컵 축구 중계권 독점 판매업체인 스위스의 인프런트 지분 68.2%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사우샘프턴과 스위스 스포츠 마케팅그룹 인프론트미디어(Infront Media) 입찰에도 참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