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배경을 가진 이들 중 한국폴리텍 대학에서 운영하는 기능사과정을 지원한 인원이 한해 6770명이나 된다. 폴리텍은 전국 23개 캠퍼스 53개 직종 6~12개월 과정을 통해 취약계층 구직자들에게 새출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박종구 폴리텍 이사장은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에는 교육, 그중에서도 취업과 연계되는 직업교육이 필수”라며 “이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신용유의자에서 산업 기술자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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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어려워지자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했고 순식간에 명강사에서 신용유의자로 전락했다. 전씨는 재기에 나섰지만 신용유의자에게 강의를 맡기는 학원은 없었다. 좌절에 빠졌던 전씨가 새로운 기회를 잡은 곳이 폴리텍이다. 전씨는 새로 개설된 ‘신용회복지원자에 대한 직업교육 지원 사업’에 참여, 광주캠퍼스에서 6개월 과정인 ‘컴퓨터응용기계직종’교육을 마쳤다. 전씨는 지난달 졸업장과 함께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에도 성공했다.
전씨는 “조금 힘들다고, 전에 했던 일과 다르다고 중도에 그만두는 사람 많다”며 “버티다 보면 익숙해지고 능숙해 진다. 인내심을 갖고 도전하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기술의 힘’ 나이·장애 뛰어넘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와 경력단절 여성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다.
3년 전 은퇴한 양경현(58)씨도 은퇴 후 폴릭텍 익산캠퍼스에서 산업설비직종 과정에 도전해 전문자격증 3개를 따며 얼마 전에는 재취업에 성공했다. 양씨는 “친구들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 대부분 아파트 경비로 일하고 있다”며 “하지만 난 자격증도 따고 월급도 2배 이상 받고 있다. 기술이 취업 보증수표가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사무직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김씨는 폴리텍 원주캠퍼스 의용공학과에 지원해 1년간 기술을 연마했다. 그리고 지난달 의료기기 회사의 기술자로 취업에 성공했다.
김씨는 “뭐든지 도전할 때는 현실적인 부분은 뒤로 미뤄야 한다”며 “그러고 나면 배우는 즐거움과 함께 성취감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기술의 힘’에는 장애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뇌병변 2급 장애를 가진 이혜경(35·여)씨는 지난해 2월 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 광고디자인학과에 입학해 1년 과정을 마치며 졸업장을 받았다. 이씨는 현재 의성군의회 행정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일을 장애인임에도 해내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능사과정은 일반 학위과정과 달리 교육훈련비가 전액 국비로 지원돼 100% 무료다. 국가 기간·전략산업직종은 매월 25만원의 수당도 준다. 원거리 통학생에게는 기숙사비와 식비를 전액 지원한다. 성적 우수자와 취약계층에는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제공한다.
박 이사장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언제든 문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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