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현대그룹, 회사채 발행으로 4500억 조달

"시설 및 운영 자금 목적"
''현대건설 인수 대비한 자금 확보'' 시선도
  • 등록 2010-10-22 오후 4:09:16

    수정 2010-10-22 오후 4:09:16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현대그룹이 예고했던 대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만기대출 회수를 선언한 채권단들로부터 신규 대출을 받아내기 어려워진 현대그룹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011200)은 22일 공시를 통해 총 4500억원 무보증 사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의 이번 회사채는 3년물 2800억원, 5년물 1700억원으로 구성됐다. 각 회사채의 금리는 각각 5.2%와 6.2%로 결정됐다.

현대상선은 회사채를 통해 조달된 4500억원의 자금 중 15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4350억원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시설자금 150억원은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중인 슈프라막스급 벌크선 2척에 대한 자기부담금 분으로 쓰이게 된다. 운영자금은 연료비(1100억원)를 비롯해 ▲ 항화물비(1450억원) ▲ 기기리스료(약 161억원) ▲ 선박리스료(약 523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현대상선의 회사채 발행이 채권단으로부터 신규 대출을 받아내기 힘들어진 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돈줄이 막힌 현대그룹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운영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 여신 중단과 만기도래 여신 회수 등을 중단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국내 채권단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 업계 일각에선 현대상선이 당초 회사채 발행 규모를 2500억원으로 잡았다가 4500억원으로 늘린 것을 두고, 향후 현대건설(000720) 인수전을 대비한 자금 확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시한 사용 목적 외에 다른 곳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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