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세종시 해법 `백가쟁명`

한나라당 지도부 "정부, 확실한 안 빨리 가져와라"
"당내 특별기구 설치..국민투표도 고려해야"
  • 등록 2009-11-02 오후 3:55:22

    수정 2009-11-02 오후 3:55:22

[이데일리 이숙현기자]하반기 정국 뇌관으로 자리잡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의견 수렴이 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지도부들도 이에 대해 백가쟁명식 해법을 내놓고 있다.

일부 지도부는 당내 특별위원회, 특별기구 등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일부 의원들은 `논란을 없앨 만큼 확실한 정부안을 빨리 제출하라`며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국민투표를 언급하기도 했다.

2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몽준 당 대표는 "세종시 문제는 충청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또 장기적으로 국가발전에 부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며 "한나라당은 이러한 중요한 국가적 과제를 우리들이 적극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 이에 관한 당내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발언을 이어간 공성진 최고위원은 `세종시 특위 구성`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어찌됐든간에 올해 안에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결론을 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간을 끌수록 논란만 가중돼 사회적 비용이 들고 이는 결국 여권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공 최고위원은 "대통령께서 신중히 이 문제를 접근하시겠다고 했는데 참고로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민투표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정치인에게 있어 국민과의 약속은 생명과도 같다"면서도 "그러나 과거의 약속만큼이나 미래와의 약속 또한 중요하다. 잘못된 것을 알고도 약속을 고치지 않으려 하는 것은 어쩌면 경직되고 용기없는 일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세종시를 둘러싸고 당내 계파갈등이 다시 한번 예고된 가운데, 이같은 발언은 `원안 고수` 입장을 재차 밝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 의원은 `친이`계로 분류된다.

이어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문제의 초점을 정부로 옮겨갔다. 김 의장은 "대표께서는 특별 기구를, 공성진 의원은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야 된다고 하셨는데 특위를 만들거나 이러한 성격의 기구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부가 확실한 안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에 정부에서 안을 제출한다면 적어도 연내에 이러한 세종시에 대한 논란이 종결될 수 있도록 확실한 안을 제안해야 되지 어정쩡한 안을 가져와서는 오히려 논란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안을 제출하려면 빨리해 달라"고 촉구한 뒤 "당의 검토 이전에 정부에서 확실한 안을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운찬 총리에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10.28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수도권과 충북을 `뺏긴` 배경에는 정 총리의 `세종시 접근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무총리가 인사청문회 때부터 지금까지 확실한 대안없이 이 문제를 제기해서 국민들에게 혼란을 너무나 많이 갖다 줬다"고 지적하고 "이번 재보궐 선거에도 아주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공 최고위원도 "총리께서도 당이나 당사자와 충분한 사전조율을 통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일 텐데 이것이 당과 국회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이고 배려"라면서 "학자로 계실 때와는 달리 총리로서의 말 한마디는 매우 무게감이 있으며 각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너무도 크다는 점을 아셔야 할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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