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지원금도 포기…日 마코공주 결혼후 미국행

이날 도쿄 시부야 구청에 혼인 신고서 제출
고무로, 어머니 금전 문제로 구설수에 올라
일본 대중 비난 의식…의례 생략·품위유지비 거절
  • 등록 2021-10-26 오후 1:17:57

    수정 2021-10-26 오후 3:35:12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현재 재위 중인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인 마코 공주가 혼인 신고를 마쳤다. 이로써 마코 공주는 남편의 직장이 있는 미국 뉴욕에서 왕족이 아닌 평민 ‘고무로 마코’로 새 인생을 출발하게 됐다.

고무로 게이(사진 왼쪽)과 마코 공주(사진=AFP)


2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외신은 마코 공주가 이날 오전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도쿄 시부야 구청에 혼인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동갑내기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와 약혼한 지 4년여 만에 정식 부부가 된 것이다. 여성 왕족이 결혼하면 왕적을 박탈하는 일본 법에 따라 마코 공주는 일반인이 됐다.

결혼식은 기존 왕실 의례를 대거 생략한 채 간소하게 진행됐다. 일본 여성 왕족의 결혼식은 보통 일왕·왕후에게 인사하는 예식을 비롯해 총 5개의 의식을 거친다. 또, 마코 공주 내외는 왕실을 떠나는 공주에게 주는 최대 1억5250만엔(약 15억6000만원)의 ‘품위 유지비’도 받지 않았다.

마코 공주의 결혼식을 보는 일본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반영했단 설명이다. 결혼 상대인 고무로가 편모 가정인데다, 그의 어머니가 남자친구와 금전 문제로 얽혀 있단 의혹이 터진 탓이다. 일본 국민이 왕실에 갖는 기대치에 고무로가 미달한다는 이야기다. 마코 공주 개인의 선택이긴 하지만, 세금으로 왕실을 운영하는 만큼 국민 여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고무로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일본 왕실을 관장하는 궁내청은 지난 1일 마코 공주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진행 예정인 기자회견이 사전에 제출 받은 질문에만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12년 국제기독교대(ICU)에서 친구로 만나 2017년 9월 기자회견을 열어 약혼을 발표했다. 다만, 고무로 어머니의 금전 문제로 결혼을 미뤄왔다. 고무로는 2018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 포덤대 로스쿨을 수료했다. 현재 고무로는 뉴욕의 한 변호사 사무소에 취업한 상태다. 이에 따라 마코 공주와 고무로는 뉴욕에 정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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