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나전칠기박물관, 법적으론 '박물관' 아닌 '컬렉션'

미등록 시설로 '박물관' 법적 지위 없어
손 의원이 사재 털어 구입한 작품 300여 점이 시작
  • 등록 2019-01-22 오전 10:44:33

    수정 2019-01-22 오전 10:45:27

사진=한국나전칠기박물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손혜원 의원이 설립한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이 박물관으로서 법적인 지위를 갖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소개는 ‘박물관’이 아닌 ‘컬렉션’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에 ‘박물관’이라고 서술했다.

22일 현재 한국나전칠기박물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박물관 소개’ 글에서 한국나전칠기박물관장은 “2006년 통영시 상징물을 개발하기 위해 통영에 드나들면서 나전칠기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전통공예전수교육관에 방문했을 때, 통영을 대표하는 문화재를 홀대한다며 호통치고 계시던 나전장 송방웅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며 “송방웅 선생님의 작품 하나를 구입하게 되었고 나전칠기 컬렉션이 시작됐다”고 썼다. 현재 관장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으나 과거 손 의원이 직을 맡았으며 2016년 이후 물러났다.

한국나전칠기박물관장은 “전통 장인이 만든 현대의 나전칠기 작품을 거의 수집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워, 좋은 작품을 갖고 있다가 나중에 필요한 박물관이 있으면 기증하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며 “수집한 작품들이 어느덧 300여 점을 넘었고, 근현대 작품들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유물까지 포함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제는 이 작품들을 전통장인, 연구자 그리고 일반 대중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전통 재료와 솜씨를 활용한 작품에 현대의 언어를 얹으면 우리의 정체성은 어디에서도 통합니다. 과거를 정확히 알면서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 단지 나전칠기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보물, 전통공예가 부디 이 시대에 맞는 진화, 발전의 수순 밟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은 2014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설립됐으며 손 의원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나전칠기 작품 중 다수를 전시했다. 8년간 사재를 털어 수집한 나전칠기 작품 300여점이 시작이다. 중앙정부나 지자체에 등록되지 않은 시설로 파악됐다. 시설명에 ‘박물관’을 사용하지만 미등록 사설박물관으로 박물관으로서 법적인 지위는 갖지 못한 상태다.

문체부 등에 따르면 유사시설에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걸 금지하지 않는다. 사립박물관으로 등록하려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과 시행령에 규정된 요건을 갖춰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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