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은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기 등 UHD방송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방송 송출 표준이나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마련하지 못한 위성방송과 IPTV에 비해 한 박자 빠른 행보다. 다만 콘텐츠 분야는 여전히 부족한 만큼 향후 이를 어떻게 확충하느냐가 유료방송업계 1위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UHD에 최적화된 케이블망..유료방송 1위 영광 되찾는다
케이블방송은 오는 10일 제주도에서 디지털케이블TV쇼를 열고 세계 최초 UHD전용 채널 개국 및 상용화를 선포할 계획이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JCOM 등 일본 케이블방송사 고위관계자가 참가할 정도로 국내외 관심이 커지고 있다.
UHD방송은 CJ헬로비전(037560), 티브로드, 씨앤앰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를 중심으로 상용화를 시작한다. 전국 77개 권역 중 39개 권역에서 방송을 시작한다. 상반기 중 현대HCN(126560)이 합류하고, 연내 CMB를 비롯해 개별 유선방송사업자(SO)가 참여하면서 전국을 대상으로 방송한다는 구상이다.
케이블이 다른 유료방송사와 비교해 자신있게 내세우는 부분은 ‘망 우월성’이다. 애초 케이블 전송망(HFC망)은 방송서비스를 위한 전용망인 만큼 별도의 투자 없이도 대용량 UHD방송을 전송할 수 있다. 케이블방송이 UHD방송 규격을 최고 수준인 ‘60프레임 10비트’로 확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고화질(HD)방송이 ‘30프레임 8비트’ 규격이었던 만큼 단순히 해상도뿐만 아니라 화면 질감까지 대폭 개선된다.
그는 “UHD는 IPTV와 위성에 빼앗겼던 유료방송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중요한 카드”라면서 “케이블방송은 애초부터 최고 화질을 구현하기 위한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IPTV는 네트워크망의 한계로 UHD에 과감하게 ‘올인’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033630)만이 이달 안에 UHD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본격적인 실시간 방송을 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브라질 월드컵 UHD중계 불투명..콘텐츠 관건
케이블방송은 케이블 TV 전용 프로그램 공급업체인 홈초이스를 통해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연간 145시간 가량의 영상물을 확보했다. UHD전용채널인 ‘유맥스(UMAX)’와 VOD를 통해 공급한다. 대부분 외국에서 사온 콘텐츠로 국내 UHD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하다. CJ E&M(130960)과 현대미디어 등 프로그램사업자(PP)에 제작투자를 하면서 연내 200시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UHD방송을 활성화하는 데 스포츠 이벤트만한 게 없다. 올해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빅 이벤트’가 연이어 준비돼 있다. 케이블방송은 아시안게임은 자체 촬영할 계획이지만, 브라질 월드컵 중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방송사는 일부 장소에서 실험 방송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보려면 케이블방송사에 재전송을 해야 하는데,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케이블 방송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UHD방송을 무료로 제공하는 입장에서 지상파방송사가 브라질 월드컵 재전송료를 높게 요구할 경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지상파 UHD 주파수 획득 등 여러 문제가 꼬여 있지만 초기 시장화 활성화를 위해 양측이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