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인재 데려올 수 있는 방법? 글로벌기업 본부 유치"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아시아 본부 많아 큰 노력 필요없어"
"기존에 영입한 해외인재를 위한 경력관리 시스템도 필요"
  • 등록 2013-09-25 오후 4:50:03

    수정 2013-09-25 오후 4:50:03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해외 우수인재를 유치하려면 그들이 경력관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삼성전자(005930) 같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국내에 취업한 경력이 해외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해외 우수인재 유치 정책과 관련해 주요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들이 직격탄을 날렸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해외 우수인재 유치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헤드헌팅사 관계자 간담회’에 참석한 7개 헤드헌팅 업체 임원진들은 정부가 민간 기업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직접적인 우수인재 유치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경력관리 같은 시스템적인 부분을 구축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양 유니코서치 상무는 해외 인재들에게 ‘다음 단계’를 보여줄 수 있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상무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경력을 쌓은 뒤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인지도 높은 국내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국내기업 취업을) 꺼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본부가 몰려있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현지채용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며 국내 외국계 회사를 대상으로 한국에 본부를 둘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어렵게 영입한 해외인재를 놓치지 않도록 경력관리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해진 계약기간이 끝나 다시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기업문화가 맞지 않아 이직을 원한다거나 배우자를 만나 한국에서 정착하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꽤 있다는 설명이다.

신용화 유앤파트너즈 IT부문 대표는 “해외 인재들이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올 경우 우선 1~2년 정도의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후에도 재계약이 계속 가능할 지는 의문”이라며 “해당 기업과 재계약이 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경력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엔터웨이 파트너즈 대표도 “해외 우수인재에 대한 추적 시스템을 개인기업이 만들 수는 없다. 국내에 들어온 해외 인력들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 등을 파악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과 기업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해외인재 유치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통상 외국인들이 국내 임직원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날카로운 잣대와 편견도 그렇지만, 연공서열 인사와 잦은 야근 등의 문화는 이들의 적응을 더디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에서 정착한 한국계 외국인들의 거부감은 더 심한 편이다.

한편 이날은 외국인들이 취업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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