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도발 당시 국방장관 국회에 잡혀 있었나

여야 의원들 '사실 아니다' 반박
  • 등록 2010-11-29 오후 3:24:16

    수정 2010-11-29 오후 3:27:17


 
[노컷뉴스 제공]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있던 23일 오후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은 국방장관이 예결위에 잡혀 있는 바람에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방 장관을 볼모 잡듯 잡은 국회의원들도 문제'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청와대 관계자는 '의원들도 문제지만 의원들이 시키는 대로 한 김 장관이 더 답답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자 책임을 뒤집어 쓰게 된 예결위 여야 의원들이 사실이 아니라며 사실 관계를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예결위 사회를 봤던 민주당 간사 서갑원 의원은 29일 예결위 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당시 시간대별 상황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자신과 국회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서갑원 의원에 따르면 이렇다. 23일 예결위 회의는 오후 14시 08분에 속개됐고 14시 34분에 북한의 도발이 있었다. 그로부터 13분 뒤인 14시 47분에 우리측의 대응사격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예결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던 김태영 장관은 북의 포격 사실이나, 우리측의 대응에 대해 국회에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고, 긴급 상황을 이유로 자리를 뜨지도 않았다.

15시 06분에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인터넷에 북한이 20발을 쐈고 우리측이 대응했다는 소식이 떠다닌다며 무슨 사태인지 해명을 듣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주영 위원장을 대신해 예결위 사회를 보고 있던 서 의원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간사간 협의를 거쳐 정범구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에 보고를 받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사이 서 의원은 국방부 관계자에게 '보고할 준비가 돼 있냐'고 물었고, 군 쪽에서는 '잠시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에 김태영 장관이 북한이 50여발을 쐈고 우리도 이에 대응해 80발을 쐈다며 추가 도발할 경우 적극 대처할 생각이라고 보고한 뒤 자리를 떴다.

사실 관계 확인 차원에서 국방 장관의 해명을 요구했던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서 의원의 상황 설명이 하나도 틀림이 없다"고 확인했다.

이 의원은 국방 장관을 뺀 나머지 국무위원들도 몰랐고 일부 의원을 뺀 나머지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며 "의사 진행 발언을 했다고 해서 바로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아쉬운 점은 "국방부 장관이 포격 등에 대해서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자리를 박차든 문제 제기를 하든 했어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대응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완곡하게나마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연평도에 해안포를 발사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도 30여분 가량 가만히 있었다해도 문제고,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 더욱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갑원 의원과 이정현 의원의 발언을 들은 이주영 예결위원장은 "뒤에 평가를 해 볼 때 당시 포격이 진행되던 상황에서 국방장관이 이 자리에서 앉아있을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문제(국회책임)가 제기된 것으로 보이지만 의도성 있거나 적절치 못했던 조치들은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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