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근모기자] 손을 깔고 앉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최근 뉴욕증시를 설명하는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손을 깔고 앉은 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구속복(Strait-jacket)`에 묶여 있다"는 비유도 눈에 띈다. `구속복`은 영화에서 가끔 나오는, 미친 사람에게 입히는 옷이다. 이 옷을 입은 투자자들은 사지도 팔지도 못한다.
적어도 다음주 수요일(3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 내용과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이 시장에 제공되기 전까지는 이런 장세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날 주요 지수들이 상승세를 타긴 했어도, 이를 `강세장`으로 받아들이는 분석가나 투자자는 없었다. 지수는 여전히 박스권에 묶여 있으며, 거래량은 바닥을 기고 있다.
23일 투자자들에게는 FRB의 스탠스를 가늠할 이렇다할 경제지표 조차도 제공되지 않는다. 주간 모기지지수와 석유재고 정도가 재료가 될 지는 불분명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이날 주간 석유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 설문에서는 원유재고가 10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도 14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관심은 오로지 금리정책에 쏠려 있는데 관련된 뉴스 거리는 없다보니 다음날 발표될 지표를 들먹이며 미리 겁을 집어 먹는 듯한 목소리도 있다. 하기야 그날 사서 그날 팔고 마는 데이트레이더가 아니라면 내일도 생각하긴 해야 할 듯하다.
24일 공개될 5월중 내구재 주문은 전달의 3.2% 감소에서 벗어나 1.5% 증가로 돌아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존 허만은 "연준이 다음주 발표문에서 금리를 더 올릴 것임을 시사하는 쪽으로 문구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시장에서 그랬듯이 투자자들은 당분간 방향성 설정을 미뤄두기로 작심한 상태고, 중동의 정세나 국제유가의 오르내림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별 종목들의 재료에 따라 국지적으로 짧은 스윙이 나타나는 패턴이 이날도 되풀이될 소지가 있다.
이날은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운송업체인 페덱스가 분기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제3회계분기중 주당 9센트의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페덱스는 4회계분기중 주당 1.33달러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후 4시39분(한국시간) 현재 나스닥100 선물은 4.5포인트, 0.30% 하락한 1475.0을 기록중이고, S&P500 선물은 1.3포인트, 0.11% 내린 1133.6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