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년도 건강보험 재정은 현금흐름 기준으로 연간 4조1276억원 당기수지 흑자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 9977억원을 적립했다.
전년 대비 수입·지출 모두 증가했으나, 지출 증가폭(5조6000억원)보다 수입 증가폭(6조1000억원)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총수입은 직장 보험료수입, 정부 지원, 이자수입 등 증가로 전년 대비 6조1340억원(6.9%) 증가했다. 2022년 9월부터 2단계 부과체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이 경감됐으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명목임금 상승으로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데다, 연말정산보험료도 6000억원 정도 증가해서다.
총지출은 전년 대비 5조6355억원(6.6%) 증가했으나, 2022년도 증가율(9.6%)보다 다소 증가세가 둔화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65세 이상 연령층의 급여비 증가율(13.0%)이 65세 미만 연령층(7.9%)보다 높게 나타났다. 질병 예방에 대한 국민의 관심 증가와 개인 위생관리 강화로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은 전반적으로 2022년도보다 둔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중증외 질환은 2022년보다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이 둔화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치료가 꼭 필요한 중증질환은 의료이용이 회복되는 추이를 보였다. 특히, 암질환,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질환 등과 같은 4대 중증질환별 급여비는 전년 대비 10~20% 이상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건강보험은 3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 상황이나, 향후 경제 불확실성 및 인구구조 변화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및 불안정한 세계 상황으로 경기회복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해 노인인구 증가로 인한 지속적인 의료비 지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합리적 의료 이용 유도 및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 조정을 통해 최적의 적정 진료를 계속 제공하되, 불필요한 의료쇼핑 및 과잉진료 등을 방지하며, 직장-지역가입자 간 격차 해소 및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형평성 제고 등을 위한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지출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보험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신뢰도 높게 운영·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