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북러 양국은 이르면 내달 북한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는 등 경제·군사 분야서 협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를 두고 통일부는 북러가 불법 행위를 중단하고 국제규범을 지켜야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연회 등 일정을 진행한 뒤 다음 방문지를 향해 떠났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사진=평양노동신문,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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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 위원장이 지난 13일 북러 정상회담에 이후 진행된 만찬에서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방문할 것을 정중히 초청했다”며 “이에 푸틴 대통령이 초청을 흔쾌히 수락하면서 북러 친선의 역사와 전통을 변함없이 이어갈 의지를 다시금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최선희 외무상과 조만간 만나기로 합의했으며, 이르면 내달 초 북한에서 회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북러 정상은 러시아 아무루즈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내 소유스-2 우주로켓 단지 기술 사무소 1층 회의실에서 1시간 이상 회담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019년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는 김 위원장이 로켓 연료의 특성과 발사체 추진 원리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전 첫머리 발언에서 “지금도 우리나라 최우선 순위는 러시아와 관계”라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주권 국가를 건설하는데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경제협력과 한반도 정세, 인도적 사안에 대해 회담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통신은 양국이 상호 관심사에 대해 깊이있는 의견교환을 했고 “공동의 노력으로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를 도모하고 종합적이며 건설적인 쌍무관계를 계속 확대해나갈데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고위급 왕래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다방면의 교류 협력 심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확대회담에는 북측에서 최선희 외무상,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강순남 국방상, 오수용·박태성 당 중앙위원회 비서,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이 배석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양국 간의 무기거래 등이 있다면 확실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밝힌 데 대해 “분명히 북한의 군사적 역량을 개선할 수 있는 어떤 합의도 우리에게 심각한 우려가 될 것”이라고 했다.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 회담장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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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러시아가 스스로 찬성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할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협력을 북한과 논의하는 것이 문제”라며 “북한과 러시아 간의 협력 확대, 무기 이전 가능성이 매우 우려된다”고 전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러정상회담의 상세한 결과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파악해야겠지만 군사 협력과 무기거래에 대해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러시아와 북한은 스스로 고립과 퇴보를 자초하는 불법 무도한 행위를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 등 국제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