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깬 프란치스코 교황…"동성커플 가족될 권리 있어" 첫 공개 지지

가톨릭, "동성애 죄악 아냐"…동성 결혼은 반대
"성소수자·교회, 새로운 국면"·보수는 해명 요구
  • 등록 2020-10-22 오전 11:24:10

    수정 2020-10-22 오전 11:28:07

(사진=AFP)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 커플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며 공개리에 ‘동성결합법(Civil union law)’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보진영은 환호한 반면 보수주의자는 긴급한 해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커플은 하나의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 그들 또한 신의 자녀이며 누구도 버려지거나 비참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동성결합법을 만들고 동성애자 커플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난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동성결합법은 동성 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제시된 제도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와 미국의 일부 주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 이성 간 정상적인 결혼으로 발생하는 모든 권한과 책임이 동등하게 부여된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동성애 성향이 죄악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일 뿐이라며 동성애자에게도 존엄성을 갖고 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내용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와 관련, 영국 저널리스트인 오스틴 아이브레이는 2013년 교황이 즉위한 이래 가장 명확한 언어로 동성 결혼 주제에 대해 말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명확하고 대중적인 동성결합법 지지는 성소수자(LGBTQ)와 교회의 관계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보수주의자들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로드 아이슬랜드 주 프로비던 교구 토마스 토빈(Thomas Tobin) 주교는 성명에서 “오랫동안 교회에서 동성애에 대해 가르쳐온 교리와 완전히 대조되는 것”이라며 “교회는 객관적으로 부도덕한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있을 당시 동성결혼을 승인하는 법 제정에 대해 반대하면서도 이들의 법적인 보호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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