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issue+]<14>이수②워크아웃 졸업 '건설'의 여진

주력 이수화학 재무구조 흔들…이수건설 뒷바라지 탓
페타시스 저비용-고효율 구조…앱지스는 손실 '눈덩이'
  • 등록 2013-01-10 오후 5:00:00

    수정 2013-01-11 오전 9:12:52

이수그룹은 1969년에 세운 이수화학을 중심으로 건설과 인쇄회로기판, 의료용품 등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 왔다. 하지만 주력사인 이수화학과 이수건설을 중심으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연결 부채비율 161% 이상기류

그룹의 대들보인 이수화학은 2011년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자산 규모도 1조원을 웃돌았다. 세탁 세제의 원료인 연성알킬벤젠(LAB)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거의 독점에 가깝고, 세계 시장에서도 전체 생산량의 5%를 책임질 정도로 경쟁력이 뛰어나다.

2008년 이후 매년 300억원 이상의 순익을 꾸준하게 냈지만, 2011년부터 크게 줄었다. 차입금이나 부채비율 등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수익성과 재무구조에 이상 기류가 나타난 이유는 ‘연결’에 있다. 이수화학의 자체 재무 상황은 괜찮았지만, 자회사와 합친 연결 재무제표를 보면 수치가 나빠졌다.

이수화학의 별도 재무제표는 2011년 말 기준 순이익 319억원, 총차입금 2839억원, 부채비율 72.3%였다.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순이익은 193억원으로 40% 줄었고, 총차입금과 부채비율도 각각 4605억원, 161%로 재무 위험은 높아졌다. 이수화학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이수건설의 재무 상태가 부실한 탓이었다.

민간주택 집중 ‘화근’

이수그룹 계열 중견 건설업체 이수건설은 2000년대 이후 자체 브랜드 ‘브라운스톤’을 앞세워 민간주택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2006년 이후 국내 주택 및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분양 실적이 줄어들자 민간주택부문사업의 자금 회수 지연과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고 2009년 이수건설 워크아웃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2011년 6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여진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오랜 주택경기 침체 속에 공사는 계속 지연되고, 야심차게 추진한 리비아 대규모 개발사업도 내전 때문에 중단된 상태여서 수익성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2010년 145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2011년에는 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9월까지는 7억원을 거둬들였는데, 100억원에 육박하는 금융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지난해 9월 기준 총차입금은 2207억원으로 2010년 말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나는 등 재무 부담이 더 커졌다.

이수건설 워크아웃 당시인 2010년 800억원을 출자했던 이수화학은 지난해 9월말 현재 1680억원에 달하는 어음을 보증해주는 등 뒷바라지를 계속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준공사업장의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자금 부담이 심화됐다”며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을 감안하면 이수건설에 대한 이수화학의 잠재적 지원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개발비 보다 적은 매출

이수그룹 계열 또 다른 상장사인 이수페타시스와 이수앱지스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휴대폰과 통신기기의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이수페타시스는 매년 1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내며 그룹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1%를 넘지 않을 정도로 ‘저비용 고효율’을 자랑하며, 지난해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56%로 빚 부담도 적은 편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수앱지스는 바이오신약(항체치료제)과 의료서비스 사업을 하는데, 매년 50억원 넘는 손실을 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40억원)보다 더 많은 연구개발 비용(48억원)이 들어갔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였지만 지난해 5월 17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면서 차입금이 불어났고, 부채비율도 29%에서 126%로 급상승했다.

기획팀=신성우 부장·김세형 차장·함정선·임명규·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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