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종서 기획위원] 우리는 돈 때문에 울고 웃고 속이고 죽이는 세상사 속에서 살고 있다. 돈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사람으로서 상식을 버리고 윤리까지 저버리는 추잡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단 말인가?
돈이 없으면 우리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돈이면 모든 일이 충족되거나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배가 조난을 당했을 경우 내가 수백 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때 수백 억보다 구명대 하나가 더욱 절실하고 보트, 물, 음식이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수백 억이라도 감히 구명대, 물, 음식과 맞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만 우린 인생을 지혜롭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돈은 그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때에 사용하여 충분한 효용가치를 발휘할 때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이런 돈으로서의 의미를 쉽게 잊어버리고 너무 지나치게 돈에만 집착하여 모든 것을 잃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돈이 없으면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돈은 벌어야 한다. 그렇지만 돈을 번다는 것은 수돗물을 받는 물탱크와 같아서 수도꼭지를 너무 많이 틀어놓으면 물탱크에 물이 말려 버린다. 따라서 물이 필요한 때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개인이나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돈이 있을 때 만일에 대비하여 저축하여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구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돈이 있으면 쉽게 써버리는 경향을 갖게 된다.
건전한 기업으로 장수 할 수 있으려면 댐을 구축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즉 기업이란 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여야만 하는데 이는 돈에 여유가 있을 때 항상 미리 준비하여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나 기업들은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기도 보다 많은 돈을 벌겠다고 돈에 집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 부채를 얻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신용으로 자금을 대출 받아 주식을 사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이뤄지는 투자가 성공하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땀을 흘리지 않은 돈은 결국 죄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마이더스의 황금 손”이라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큰 부자가 되기 위한 꿈을 갖고 있는 마이더스는 바카스 신을 찾아갔다.
“내가 만지는 모든 물건은 황금으로 변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바카스에게 간청하였다. 바카스는 마이더스에게 황금의 손을 만들어 주었다. 이에 마이더스는 신바람이 나서 나뭇가지를 황금으로 만들어 놓고 돌멩이, 사과, 그리고 의자까지 황금으로 만들어 놓으면서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였다. 그러나 점심때 빵을 집었더니만 빵이 금덩이로 변하였다. 포도주 잔을 들자 포도주가 녹은 금 용액으로 변해서 찰랑거리는 것이었다.
마이더스는 황금이란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귀찮은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부귀영화도 결국에는 허무한 일장춘몽(一場春夢)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금빛으로 번쩍이는 두 팔을 벌리고 마이더스는 다시 바카스 신을 찾아갔다. 제발 황금의 손을 원래대로 만들어 달라”고 애원하였다. 바카스는 마이더스에게 “팍돌프스 강이 시작되는 옹달샘까지 가서 머리와 몸을 담그고 너의 죄와 잘못을 씻도록 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마이더스의 황금 손”이라는 신화는 우리들에게 “땀을 흘리지 않고 벌어들인 돈은 결국 죄를 짓게 되는 원천이 되며 이를 사죄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진리를 가르쳐 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졸부들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70~80년대에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고 90년대에는 코스닥과 벤처 열풍으로 젊은이들이 떼돈을 벌었다. 그리고 정경유착으로 많은 뇌물이 오고가면서 부정부패가 만연되어 있는 실상이 연일 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돈에 대한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부도덕함으로 내보이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부자는 부도덕의 표상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고 돈이 많다는 것은 무슨 큰 벼슬이나 한 양으로 우쭐거린다. 결국 부자를 경멸하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안달하고 있는 전형적인 이중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너무 쉽게 한탕주의로 돈을 번 졸부들을 많이 본다. 그리고 이런 졸부들의 행동은 우리들을 대단히 불쾌하게 만든다. 우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과시 욕으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들은 자신의 열등한 가문을 보상하기 위해서 의사나 사법, 행정고시를 합격한 사위를 보려고 한다. 그래서 중매쟁이를 내세워 열쇠 3개를 결혼 예물로 장만하고 이쪽 저쪽 다리를 놓고 있다. 그러면서 조상의 묘를 크고 화려하게 장식하여 대대손손 큰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명품을 좋아하면서 명품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예 왕따 시키려는 가혹성마저 갖고 있다. 돈이 많다는 것을 부도덕으로 여겨 부끄러워하면서 명품을 갖지 못하면 같은 패거리로 인정하여 주지 않는 특이한 이중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중성은 우리 주변에 양비론적인 사고로 만연되어 있다. 즉 내가 가담하면 로맨스이고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면 스캔들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중성의 잣대는 우리 사회를 멍들게 만든다. 내 자신에게는 대단히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대단히 가혹한 이중잣대로 모든 걸 판단하니 항상 시비와 갈등만 연출되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삽시간에 많이 사람들이 많은 자금을 동원하여 참여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렇지만 투자격언에서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승하여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욕심쟁이만큼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젠 인플레이션 아래에서는 실물자산(특히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돈을 버는 졸부시대는 마감되고 있다. 전 세계가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면서 실물자산에 투자하여 자칫 잘못하면 크게 손실을 보는 시대가 개막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 졸부들이 기고만장(氣高萬丈)하는 꼴은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출간한 “미래의 부”란 책이 있다. 거기에서 “현대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전환되면서 기존 가치체계도 크게 변경되었다. 과거에는 실물을 중심 축으로 하여 부가 창출되었으나 현재는 부의 중심 축이 금융으로 전환되어 부가 창출되고 축적되고 있다. 따라서 물건을 팔아 돈을 모으던 시대는 가고 주식투자나 파생금융기법 등을 통해 돈을 모으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정말 저금리와 디플레이션시대에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속담만 믿고 자신의 자산을 은행예금에만 맡긴다면 원본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 되었다. 은행이자가 인플레이션 상승률보다 못한 마이너스 금리체계에서 어떻게 은행예금만으로 자산을 불려 나갈 수 있단 말인가?
미국은 가계자산의 절반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주식투자 비중이 전체 가계자산의 8%에 불과한 실정이란다. 주식, 부동산 등 고 수익, 고 위험 상품을 투자대상으로 삼지 않고 저금리의 벽을 뚫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이나 부동산을 투자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저금리, 디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도 신탁상품이나 뮤추얼펀드까지 등장하고 있어 손쉬운 투자의 길이 열려 있다. 금융상품에 대해서 좀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