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정직한 애널리스트를 찾아라"
메릴린치 애널리스트의 전자메일 파문으로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포춘(Fortune)지가 "정직성"과 "용기"를 두루 갖춘 10명의 "올스타 애널리스트"를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춘은 매년 담당분야별 "올스타 애널리스트"를 선정해 왔으며 이번이 세번째다.
다음은 포춘이 선정한 올스타 애널리스트의 명단이다.
베어 스턴즈의 스티브 빈더, 푸르덴셜 파이낸스의 마이크 부룬스틴, A.G 에드워드의 알렉스 히틀과 크레이그 웨스트, CSFB의 얄리스 비브 롱글리, 스탠포드 번스타인의 토이 사코나지, A.G 에드워드의 데이비드 스텀프, 푸르덴셜 서비스의 짐 설리반, 스탠포드 번스타인의 바딤 즐로니코프, 메릴린치의 리치 번스타인(이상 10명)
올스타들의 명단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그들의 업무방식과 투자은행과의 관계. 2명의 올스타를 배출한 스탠포드 번스타인의 CEO 샐리 그로첵은 경영자들이 "입만 벌리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올스타들이 속한 회사들은 투자은행업무를 전혀 하고 있지 않거나 거의 관계가 없다. 투자은행업무가 애널리스트들을 부도덕하게 만드는 이유인 셈이다.
포춘은 "수지맞는 장사인 투자은행 업무와 관련이 있는 메릴린치가 해당 주식에 대해 과도한 매수추천을 한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며 "재계의 가장 낙관적인 CEO들조차 고개를 내저을 정도의 침체상태이던 지난해 6월에도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의 매수추천종목은 범람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월가에서는 2만6451건의 매수추천이 나온 반면 보유나 매도추천은 경우 213건에 불과했다.
캘리포니아대학과 스탠포드대학에서 지난 2000년 213개 증권사가 발표한 4만건의 추천종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등급(예를 들어 적극매수)을 받은 주식들은 그해 주가가 무려 32%나 떨어졌다. 반면 최하등급(이를 테면 매도추천)을 받은 종목들은 연간 49%나 올랐다. 무려 80%의 갭이 발생한다.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믿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상황이 사뭇 다른 증권사들도 있다. 스탠포드 번스타인의 예를 들어보자. 이 회사는 수천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독립된 투자분석업무를 하고 있다. 투자은행업무는 전혀 하지 않는다. 또한 매수추천후 주가가 내리거나 매도추천후 주가가 오르는 등의 잘못된 투자추천보다는 성공한 투자의견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결국 이 회사와 거래한 투자자들의 경우 월가에서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3명의 올스타를 배출한 A.G 에드워드같은 다른 증권사들도 투자은행업무를 거의 하지 않는다. A.G 에드워드나 스탠포드 번스타인은 모두 무리한 추천을 계속해서 내보내는 애널리스트들을 퇴출시키고 있다.
그럼 정직성과 용기를 겸비했다는 올스타 애널리스트들의 성적은 어떨까. 지난해 이후 올스타들이 추천한 종목들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3%에 달하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같은 기간 S&P지수가 13%가 빠진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