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중소형 화장품주 대비 저조한 흐름을 보여왔던 대형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금지했던 한국 단체관광이 6년 만에 재개되며 매출이 증대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증권가에선 단체관광 특성상 면세점 위주로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고가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화장품 업체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 11일 오후 제주 신라면세점에 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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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이날 13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대비 0.08% 소폭 하락했지만, 이달 초 11만3300원과 비교하면 15.09% 상승한 수준이다.
LG생활건강(051900)은 이날 4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생활건강 역시 전날 대비 0.6% 소폭 하락했지만, 월초 44만1000원보다 12.24% 올랐다.
최근 대형 화장품주의 주가 상승은 그동안의 흐름과 상반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중순만 해도 종가 기준 9만4000원대까지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6일 52주 신저가인 40만6500원까지 무너졌다.
그동안 대형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가 부진했던 건 경기 둔화 여파에 가성비 소비가 부상하고,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인디 화장품의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맞춤형 화장품을 찾으려는 욕구가 커진 것도 대형 화장품 대비 중소형 화장품 업체들이 강세를 보인 이유로 꼽힌다.
대형 화장품 업체들이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본격적으로 허용되면서다. 중국 문화여유국은 지난 10일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3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시행 이후 6년 만이다.
증권가에선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본격 재개되면 중소형 화장품 업체 대비 대형 화장품 업체들이 더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했다. 단체관광 상품은 자유시간이 제한적인 만큼 여행 코스에 주로 면세점 관광이 포함되는데, 면세점에 입점한 고가 화장품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근거에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단체관광은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 중심, 가족 단위로 모객이 될 전망”이라며 “중국인 중장년 여성이 핵심 고객이 될 전망인데 이들은 주로 면세점으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고, 트렌디한 중저가 화장품보다는 고가 화장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단체관광 허용 정책 효과가 내달부터 나타나면서 업체들의 이익 증가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중국향 소비재 주가와 이익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팬데믹을 거치며 장기간 부진을 겪어왔지만, 올해 들어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이번 허용 조치가 모멘텀을 더하면서 9월 추석 연휴를 전후해서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