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前대통령 장남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왜?(종합)

  • 등록 2016-04-04 오후 1:42:35

    수정 2016-04-04 오후 1:42:35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 씨가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딸인 신정화 씨와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재산 공개해야 할 시점과 맞물려 노씨가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재산을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본금 1달러짜리 ‘유령회사’ 3곳 설립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뉴스타파가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이자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 높은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기록을 담은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Korea)’으로 검색되는 파일은 1만5000여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 주소지를 기재한 한국인 이름은 195명이었다.

뉴스타파 측은 이 가운데 한명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현씨가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노씨는 2012년 5월 홍콩 중개사무소와 모색 폰세카 홍콩지점을 각각 거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원아시아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씨아이 아시아(GCI Asia) △럭스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 등 회사 세곳을 설립했다. 이들 모두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페이퍼 컴퍼니로 이 가운데 럭스인터내셔널의 주주는 GCI아시아와 노씨 둘뿐이었다.

노씨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은 재산을 은닉하려는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게 뉴스타파 측의 주장이다. 자본금 1달러짜리 법인 명의로 계좌를 만든 것 자체가 조세당국의 감시를 피하려는 목적이 크고 시기상 그럴 유인이 높았다는 것이다. 2011년 말 노씨의 전 부인인 신정화씨는 홍콩 법원에 이혼 소송과 재산 분할 청구를 제기했고 홍콩 법원은 노씨 재산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뉴스타파 측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 일부를 아들인 노재헌씨에게 숨기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노씨가 페이퍼 컴퍼니 이사직을 사퇴한 시점은 2013년 5월24일로 조세피난처 관련 보도가 나온 지 사흘 만이라 페이퍼 컴퍼니의 목적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과 연관돼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노재헌 씨가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했지만 얼마를 빼돌렸는지 여부는 알 수 없었다고 뉴스타파 측은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계 가능성도 제기

노재헌 씨의 페이퍼 컴퍼니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결돼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 회장은 노씨의 누나인 노소영 씨의 남편이다.

노씨가 등기이사로 있던 정보기술(IT) 기업인 인크로스는 매출액 대부분이 SK그룹에서 발생했다. 인크로스는 2009년 매출액 200억원대였던 SK그룹 계열사 크로스엠 인사이트를 40억원에, 2010년 또 다른 계열사인 이노에이스(매출액 490억원)의 지분 절반을 60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도 했다. 인크로스가 최 회장의 위장회사 의혹을 받았던 까닭이다.

인크로스는 2010년 홍콩에 인크로스 인터내셔널 자회사를 설립하고 노씨를 대표로 세웠다. 뉴스타파 측은 “홍콩은 노재헌씨에게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중개회사가 있는 곳으로 노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와 인크로스가 연관돼있다면 최태원 회장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세무당국은 탈세 혐의를 포착하는 즉시 세무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제 공조를 통해 한국인 명단을 확보한 뒤 탈세 혐의와 관련 세원이 포착되는 경우 즉각 세무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13년 뉴스타파가 버진아일랜드나 케이만 제도 등 조세회피처를 통한 역외 탈세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원본 자료를 입수해 세무조사를 벌여 48명으로부터 1324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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