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찾아온 AI…방역당국은 비상인데 농가는 태평

충남 서산·당진 등서 잇달아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
당국, 반경 10㎞ 이내 가금류 이동 제한 등 선제적 대응
반면 일부 농가들 소독시설 설치 미루는 등 안이한 대처
충남도 방역관리지구 345가구 점검, 36가구 적발 제재
  • 등록 2017-11-29 오전 10:54:54

    수정 2017-11-29 오전 10:54:54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피해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충청의 한 가금류 농가에서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
[충남 내포=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올해에도 호남에 이어 충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 뿐 아니라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축산농가들이 방역설비 설치를 미루거나 방역관리를 외면하는 등 비협조로 일관해 방역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제재 강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충남 서산·당진 등서 고병원성 AI 검출…방역당국 ‘초비상’

농림축산식품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최근 충남 서산과 당진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잇달아 검출됐다. 농림부는 지난 22~23일 충남 서산 잠홍저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중간검사 결과, H5형 AI 바이러스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지자체에 통보했다. 방역당국은 곧바로 검출지점 중심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가금류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예찰지역인 서산 잠홍저수지 반경 10㎞ 이내 441 축산농가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94만 5000마리의 이동을 전면 제한했다.

당진에서도 석문면 장고항리 석문방조제 일대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H7항원이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이 일대 반경 10㎞ 가금류 사육농가(95농가, 가금류 60만 3000마리)에 대해 이동제한명령을 내리는 동시에 긴급 방역에 돌입했다.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야생조류 예찰지역 등 긴급 방역대를 설정하고, 예찰활동과 함께 해당 지역에서 AI 거점 소독소를 설치하는 한편 모든 축산 차량을 소독하는 등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한 긴급 방역점검에 나섰다.

일부 축산농가들 소독시설 설치 미루는 등 안이한 대처 도마위

최근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 등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한 고병원성 ‘H5N6’로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형는 지난해 11월 발생해 올해 8월까지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피해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일부 축산농가들의 안일한 대응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도가 최근 지역 축산농가에 대한 방역 실태를 일제 점검한 결과, 소독시설 미설치 등 차단방역이 미흡한 축산농가 38가구를 적발했다. 충남도는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항원이 검출되는 등 AI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자 철새도래지 반경 10㎞ 이내와 중복 발생 및 집중사육 지역 등 중점방역관리지구 내 가금농가 345가구를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소독장비를 비치한 전실 미설치 25가구, 소독 설비 미설치 4가구, 소독 실시 기록부 미작성 3가구, 소독 미실시 3가구, 농장 출입 거부 1가구 등 모두 36개 가구를 적발했다.

충남도는 이들 36개 축산농가에 대해 최고 100만원의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실시한 데 이어 차단방역이 미흡한 2가구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 조치명령을 내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해당 농가는 물론 전국적으로 천문학적인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직도 일부 가금류 사육농가에서는 최소한의 소독 설비조차 갖추지 않은 곳이 있었다”면서 “축산 전염병은 방역당국은 물론 농가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가져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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