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美·日 대사관 에워싼 시위대 "사드 철수·한미 군사훈련 중단"

빗속에도 주최 측 추산 1만여명 참여해 사드 철수 요구
한·미동맹 탈피 요구…한·일 위안부 합의 철회 목소리도
인간 띠 대신 새끼줄 띠 잇기…'준법' 의식 강조
  • 등록 2017-08-15 오후 5:16:35

    수정 2017-08-15 오후 5:16:35

광복 72주년인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8·15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비난하며 시위를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광복 72주년인 15일 오후 3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 200여 단체가 모인 ‘주권회복과 한반도 평화실현 8·15 범국민 평화행동 추진위원회(8·15대회 추진위)’ 주최로 ‘8·15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당초 미국과 일본 대사관을 에워싸는 이른바 인간띠 잇기를 하려 했으나 경찰과 법원이 이를 불허하자 양국 대사관 앞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을 규탄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주최 측은 이날 범국민대회에 오후 4시 기준 하루 동안 80㎜ 비가 내린 가운데 1만여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8·15대회 추진위는 이날 결의문에서 “일본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통치에 저항했던 선열들의 투쟁정신을 살려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8·15대회 추진위는 이어 “미국 정부는 예방전쟁, 즉 한반도에서의 무력 사용을 운운하고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정책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오는 21일 시작하는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겨냥해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앞에서 적대적인 전쟁연습은 중단돼야 마땅함으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한반도 방어에는 아무런 쓸모도 없다”며 “정부에 사드 배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촛불(시민)이 원하는 나라는 자주권이 있는 나라이자 평화를 해치는 사드 같은 무기가 배치되지 않는 나라”라고 부연했다.

8·15대회 추진위는 끝으로 “분단으로 인해 여전히 미완성인 광복을 완성해야 한다”며 “적폐 중의 적폐인 ‘분단 적폐’ ‘냉전 적폐’를 청산해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는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남·북대화와 한·일위안부합의 및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철회 등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범국민대회 직후 촛불을 대신해 우산을 한 손에 들고 서울광장을 출발해 미·일 대사관으로 행진했다. 법원이 전날 국제정세와 대사관 직원의 불편 등의 이유로 대사관 뒷길로의 행진을 불허하자 이들은 2.7㎞의 새끼줄을 이용해 대사관을 에워싼다는 계획이다. 8·15대회 추진위 관계자는 “주어진 조건에서 평화적이되 완강하게 우리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6·15공동선언 이행와 한미합동 군사훈련 중단, 사드배치 반대, 친일청산 등을 요구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친일파와 부도덕한 세력들이 권력을 쥐고 노동자 민중을 억압하고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았다”며 “노동자들이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어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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