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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양적완화(QE)가 추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경계감에 달러 강세 분위기가 강해져 역외의 매수세가 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매달 750억달러를 650억달러로 더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로 인해 남유럽, 동유럽 및 아시아 등 신흥국 통화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강세 베팅한 역외 매수+中 지표 부진
이날 외환시장은 전형적인 위험회피의 모습을 보였다.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고,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들은 약세를 보였다. 미국 양적완화 추가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이 불을 지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중국 지표 부진으로 관련 상품통화, 신흥국 통화들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며 “이는 기존 엔화를 팔고, 상품통화와 신흥국 통화를 매수했던 엔크로스 매도 포지션들의 청산을 가속화시켰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양적완화 축소가 환율 상승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나라 뿐 아니라 터키, 아르헨티나 등 동유럽, 남유럽 등 이머징 마켓 통화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기성향의 역외 매수도 강하다”고 말했다.
투기 성향 역외 매수, 차익실현 나설 것..그래도 상승에 무게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환율 상승은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외는 투기적 성향이 강하므로 FOMC 회의 결과에 따라서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역외에서 왜 사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분히 투기적인 거래가 강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팔 팀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기존대로 750억달러로 유지될 경우 달러가 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래도 당분간은 환율 상승에 무게 중심으로 둬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에선 롱마인드(달러 매수) 분위기가 강하다”며 “계절적으로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은 연초가 지나야 나오므로 그 전까진 (달러 매도)를 아끼려는 분위기가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더 오르길 기다렸다가 팔려는 성향이 강해질 수 있단 얘기다.
정 팀장은 “FOMC결과가 발표되는 구정 연휴까지 3거래일 정도 남아 있다”며 “120일 이동평균선인 1076원이 뚫렸기 때문에 200일 이동평균선인 1095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승지 연구원은 “원화의 긍정적인 펀더멘털과 대기 매물 부담 등으로 역외의 상승 베팅은 한계가 있다”며 “작년 9월 발생한 하락갭 1078~1083원, 60주 이동평균선 1091원이 저항선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