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시에떼 제네랄(SG)의 금융사고 여파로 기은SG운용이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벨기에 최대 금융그룹인 포티스를 둘러싼 난데없는 파산설이 불거지면서 한화투신운용이 혼쭐이 났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벨기에 포티스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확대로 파산에 처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화투신운용의 `중국펀드`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크게 당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증권은 2003년 중국의 하이통(HAITONG)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 A주에 투자하는 `꿈에그린 차이나펀드`를 판매중이다. 이 펀드 상품은 벨기에 포티스와 중국의 하이통증권의 합작인 포티스-하이통자산운용이 위탁운용사다.
이 때문에 이날 주식시장에선 포티스의 파산으로 혹시나 `꿈에그린 차이나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돈을 떼일지 모른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때마침 유상증자 소식으로 한화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일각에선 포티스 악재 때문이 아니냐는 억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지난 25일 일부 언론에서 포티스가 서브프라임 손실과 관련해 예상보다 큰 20억유로를 상각처리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이 회사의 주가는 10% 폭락한 바 있다. 이같은 서브프라임 손실 우려감은 급기야 포티스의 파산설로 확산됐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 관계자는 "포티스측과 직접 관련된 사업부문이 없다"면서 "현지 중국 합작운용사인 포티스-하이통운용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한화투신운용이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의 포티스-하이통자산운용 관계자도 "한국 투자자들의 중국펀드의 경우 한국의 수탁은행이 하나은행이 자산을 보관하고 한화투신운용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모(母) 펀드인 포티스의 `양쯔펀드` 역시 중국내 자산에 대한 투자이며, 이 역시 수탁은행에 의해 보관되어지고 있으므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기은SG자산운용도 프랑스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의 금융사기사건으로 49억유로(71억달러)의 대규모 손실을 입었는 소식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운용사는 소시에테제네랄과 기업은행이 50대 50으로 출자한 합작사이다.
기은SG자산운용은 금융사고 소식이 전해진 지난 23일부터 24일 하루동안 펀드설정액이 자산운용사중에서 가장 많은 1940억원이 감소했다. 일각에선 소시에테 제너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투자자들의 문의도 이어졌다.
기은SG운용 관계자는 "기업은행과 합작사인 소시에테제네랄자산운용(SGAM)은 소시에테제너랄의 독립법인이기 때문에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4일 펀드수탁고가 크게 감소한 것은 머니마켓펀드(MMF)의 자금유출 때문"이라며 "바로 다음날 1700억원 가량의 MMF 자금이 유입됐으며, 일반적인 펀드자금의 유출입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 금융시스템 불안이 좀처럼 가라 앉지 않을 경우 외국계 운용사에 대한 국내투자자들의 신뢰감을 훼손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작년 8월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영향으로 유럽계 BNP파리바은행이 일부 펀드에 대해 환매를 연기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당시 국내의 합작운용사인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은 "환매 연기된 펀드를 운용하고 있지 않고, 신한BNP파리바의 어떤 펀드도 환매가 연기된 펀드에 투자하고 있지 않다"면서 투자자들의 동요를 서둘러 차단하기도 했다.
외국계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외국계 운용사의 강점을 선진화된 컴플라이언스로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른 금융손실 소식이 회사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를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