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은행장은 모두 은행이 위기를 맞았을 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두 금융회사가 채용비리라는 ‘법률 리스크’로 흔들리는 과정에서 등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역시 우리금융이 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발탁됐다. 세 명 모두 해외통(진옥동·지성규)이거나 외부에 나가 있던(권광석) 인물이다. 상대적으로 은행의 주류와 거리를 뒀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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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진옥동 행장의 임기가 돌아온다. 12월 말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통상 12월 중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CEO 인사를 결정한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최근 두 명의 은행장을 임기를 마친 뒤 회장으로 발탁(조용병 회장)하거나 밖으로 내보내(위성호 전 행장)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 지가 관전포인트다.
진 행장은 지난 2년간 신한은행의 실적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리딩뱅크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경영진 등의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진 행장이 등판할 때처럼 법률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안정이 필요한 시기라는 뜻이다. 연임 등의 가능성을 크게 보는 이유다.
은행 인사가 연임여부 시금석 될 듯
지난해 3월 하나은행장에 오른 지성규 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한차례 연임을 하는 게 은행권의 관례다.
올해 초 1년 임기로 선임된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권 행장은 지주 전환 1년 차를 맞은 우리금융이 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발탁됐다. DLF와 라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으나 조직은 상대적으로 안정됐다는 평가다.
권 행장의 연임 여부는 조만간 실시하는 우리은행 임원 인사가 시금석이다. 권 행장이 임명될 당시 임기가 이례적으로 짧았던 데다 은행 임원 인사가 끝난 뒤 취임했다. 1년간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이번 은행 임원 인사에서 권 행장의 의중대로 진행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영향력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은행권의 인사가 지배구조 전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