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이미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8월 말부터 법정관리를 신청한 9월 말까지 447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동안 동양그룹은 회사채 750억원, 기업어음 3684억원, 전자단기사채 36억원을 발행하며 시장성 단기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동양이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티와이석세스가 발행한 AB전자단기사채 969억원까지 더하면 이 규모는 544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미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상황에서 책임지지 못할 수준으로 시장성 차입금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때 발행한 회사채와 CP 대부분이 개인고객에게 팔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양증권 사장이 대주주 지분을 보호하기 위해 영업정지를 검토했고,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이 동양증권의 개인 대여금고에서 거액의 현금을 인출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동양증권 노조에 따르면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은 임원 회의에서 동양증권 영업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이 영업을 정지하면 일반적인 영업활동은 물론 채권은 보전되고 임의적인 자산 처분도 금지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 후 자산 동결 명령이 내려지기 전까지 채권자들이 담보로 하고 있는 동양증권 지분을 처분하는 행위를 막으려고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동양증권 노조는 이혜경 부회장이 5개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 후 거액의 돈을 인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2일 을지로 동양증권 본사에 큰 가방을 들고, 몇몇 사람을 대동한 채 방문했다”며 “개인 대여금고에서 무언가를 찾아간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 대여금고이기 때문에 인출 규모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증권 노동조합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 노조 측은 그룹이 재무상태가 우량한 편에 속하는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를 신청, 투자자들의 손해를 불러왔다며 법정관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