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국가신용등급↑에 하락압력..`1100원도 위태`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상향..역외세력 원화강세 베팅
국내 외화자금 유입 가속도..달러-원 환율 하락압력 가중
  • 등록 2010-04-14 오후 4:15:05

    수정 2010-04-14 오후 6:34:00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1`으로 상향함에 따라 달러-원 환율에도 하락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리스크 감소에 따른 대외 신인도 제고는 국내 달러유입을 가속화시켜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신용등급 상향소식이 전해진 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하락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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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1.7원 하락한 1112.2원으로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였던 지난 12일(1114.1원)보다 낮은 것으로 지난 2008년 9월12일(종가 1109.1원) 이후 17개여월만에 최저치다.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 중후반에서 횡보흐름을 보이다가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소식에 무려 10원 이상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연저점이 근접하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높았지만 원화강세에 베팅한 역외세력들의 달러매도세에 환율하락을 막기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돼 국내 외화유동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해외투자자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주식·채권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환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외국인이 원화 강세에 베팅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펀드들이 국내에 투자를 할때 신용등급별로 투자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달러자금 유입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환율상승 요인으로 꼽혔던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도 이번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음을 확인한 만큼 당분간 외환시장에는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위안화 절상 기대감과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 재개, 오는 5월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외국인 자금유입 등 환율하락 요인은 우세한 상황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당국이 속도를 조절하겠지만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차입비용이 절감되는 것을 생각하면 국가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다"며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MSCI) 선진국지수나 씨티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달러자금이 유입되면 장기적으로 원화는 강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단기적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상 환율하락 요인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 1100원을 하회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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