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일 15시34분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프리미엄`에 출고된 것입니다.>
12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로 동결하자 채권시장에선 `그럴줄 알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택가격상승세도 한풀 꺾여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관심은 앞으로 금리를 올리느냐 마느냐에 모아졌다. 이날 이 총재는 "저금리 기조가 가져다주는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며 당분간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의중을 내비쳤다.
채권시장은 구체적으로 내년 1분기까지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받아들였다. 올해 2분기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웃도는 회복세를 보였는데도 금리를 올리지 못한 한은이 재정정책의 약효가 떨어지는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과연 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내년 3월이면 이 총재의 임기가 끝난다. 퇴임을 앞둔 이 총재가 경제주체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금리인상이라는 칼을 꺼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매니저는 "한은 총재의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내년 1분기 이 총재 임기 중에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해보인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 결정과정에 "사회 전체의 도움이나 참여가 필요하다"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이 총재는 "좋은 통화정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우리 사회 전체의 도움과 참여가 필요하다"며 "정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분들의 판단이나 발언이 직간접적으로 그 나라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성태 총재가 통화정책을 만드는데는 외부의 도움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은 결국 기획재정부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스스로 부인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혹평했다.
금리인상 부담을 던 채권시장은 금리 하락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동결발표 직후 보합권에서 움직이던 채권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어제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4.42%를 기록 중이다. 3년만기 국채선물은 109.32로 27틱 올랐다.
외국계은행 채권딜러는 "금리인상은 이제 먼나라 얘기가 된 것 같다"며 "금리인상이 현실화되지 않고 외국인들이 계속 채권을 사는 이상 채권금리는 아래로 간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