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비 20만원 더 주세요"…바퀴벌레 모형에 당했다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한 청소 업체 직원이 바퀴벌레 모형을 이용해 방역비 20만원을 추가로 받아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주 청소 바퀴벌레 방역 사기 어떻게 해야하나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최근 새 집으로 이사해 지난 1일 업체 측에 입주 청소를 맡겼는데 “바퀴벌레가 나왔다”며 청소 업체 직원 B씨가 방역비 2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A씨는 B씨가 보낸 다용도실 바닥 위에 죽어 있는 바퀴벌레 사진을 확인한 뒤 즉시 방역을 요청했고, 추가금 20만원을 더해 총 42만원을 결제했다.

이후 이상함을 느낀 A씨는 해당 사진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사진 속 바퀴벌레는 실제 바퀴벌레가 아닌 모형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곧이어 A씨는 다른 방역 업체에도 문의해 사진 속 바퀴벌레가 모형임을 확인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는 “돌이켜 생각해 보니 바퀴벌레 사체가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전날 집에 방문해 장시간 다용도실에 머물렀던 도시가스 기사님께도 확인한 결과 ‘바퀴벌레 사체들은 발견된 적이 결코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전화해 어떻게 된 일이냐 물었지만 “죄송하다. 확인해 보겠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본인이 보낸 사진인데 다시 봐야겠다는 말만 하더라”라며 “그렇게 사기치며 마지막까지 딸 같아서 더 꼼꼼히 했다고 사람 좋게 웃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청소 업체 측에도 이 사실을 알려 억울함을 표현했다. 업체 측은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B씨의 개인적 일탈이었다”며 사과하고 B씨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고소 절차를 밟자 B씨는 모형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넘어갔을 수도 있지만 끝까지 뻔뻔한 태도에 화가 난다”며 경찰에 고소했는데 꼭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처음 통화에서 B씨가 모형임을 부인하지 않았던 녹취 파일과 지난달 30일 도시가스를 설치한 기사님의 증언을 담당 수사관에게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