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테슬라, 깜짝 인도량에도 평가 분분 “곰들아 중요한건 바로…”

공격적 가격인하에 2분기 인도량 ‘역대 최대’
월가 목표가 상향 BUT 높은 밸류에이션 ‘지적’ 여전
강세론자 “단기 마진보다 완전자율주행·EV 생태계가 핵심”
  • 등록 2023-07-04 오후 3:17:11

    수정 2023-07-04 오후 3:17:11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 테슬라(TSLA)가 지난 2일 2분기 깜짝 판매(인도량)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에 대한 월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를 통한 점유율 확대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공격적 가격 인하에 따른 판매량 증가라는 점에서 마진 훼손에 대한 우려라든가 근본적 수요 위축에 따른 재고 문제 등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6.9% 상승한 279.82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130% 가까이 급등하며 ‘300슬라’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주가 급등은 예상치를 크게 웃돈 2분기 차량 인도 실적 영향으로 해석된다. 앞서 2일 테슬라는 2분기 차량 생산량은 47만9700대, 인도량은 46만61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도량은 전기대비 10%, 전년대비 83% 급증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시장예상치 44만5000~44만7000대를 4~5% 상회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테슬라의 상반기 인도량은 총 92만500대로 연간 인도량 목표치 180만대의 절반 이상을 달성,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실적이 공개되자 골드만삭스(248달러→275달러), 도이치뱅크(260달러→270달러), 카나코드 제뉴이티(257달러→293달러), 트루이스트 증권(154달러→240달러) 등이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렸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JP모건도 소폭(115달러→120달러) 상향 조정했다.

목표가 상향에도 불구하고 현재 테슬라 주가보다 낮은 목표가가 적지 않다. 대부분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가격 인하에 따른 마진 압박 등이 비관론의 핵심 배경이다. 실제 테슬라의 예상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70~80배로 시장수익률(S&P500 기준) 20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파이퍼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도 추가적인 가격 인하에 나설 경우 마진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이 경우 랠리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고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2분기 배송 실적은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도 “2분기 상당한 가격 인하와 분기말 공격적인 판촉활동에도 리드타임(고객이 차량 주문 후 받기까지 기다리는 평균 시간)이 짧아지고 있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주문량보다 배송량이 많다는 것으로 수주잔고가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수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코웬의 제프리 오스본 애널리스트도 “2분기 인도량 대비 생산량이 1만3560대 더 많았다”며 “5개 분기 연속 초과 생산(생산량 > 출하량)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과 생산 규모가 1만대를 초과한 것도 4개 분기 연속”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세론자들은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에서의 마진이 장기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이슈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를 일반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강력한 충전 네트워크와 에너지 사업,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테슬라 생태계 구축에 주목해야지 개별 사업별로 평가해서는 제대로된 평가를 할 수 없다”며 “앞으로 테슬라가 구축하는 생태계에 많은 참여자들이 수수료를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댄 아이브스 외에도 강세론자들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테슬라의 높은 기업가치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만큼 테슬라 차량 판매 확대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강세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래야 더 많은 소프트웨어 매출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총마진이 70% 이상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 로보택시 시대 개막과도 이어지는 이슈다. 머스크는 승차 공유 네트워크 생성을 고민 중인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즉 테슬라 소유주들이 차량 운행을 하지 않을 때 로보택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미국인들의 주간 평균 차량 운행 시간은 12시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시간 주차장에 세워두는 대신 자율주행 로보택시로 활용해 수익(테슬라와 차량 소유주 수익 분배)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 캐시우드 역시 “테슬라가 로보택시 보급을 통해 2030년까지 8조~10조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테슬라 주가 2000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월가에서 테슬라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47명으로 이중 21명(44.7%)이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 목표주가는 214.9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23.2%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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