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인더스트리4.0은 같은 개념..국가간 협력 중요"

헤닝 카거만 독일공학한림원 회장 인터뷰
"기업은 필요한 부분부터 변화 적용..개인은 업스킬링 필요"
"일자리 창출하려면 기업 수요에 맞춰 교육시스템 제안"
  • 등록 2017-09-06 오전 11:55:16

    수정 2017-09-06 오전 11:55:16

헤닝 카거만 독일공학한림원 회장.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인더스트리 4.0은 플랫폼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스마트홈에 허브가 필요한 것과는 달리, 어느 한 가지가 주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분산돼있기 때문에 그만큼 기업과 기업, 정부와 정부간 협력이 중요하죠. 국가간 협력을 위해서는 표준화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헤닝 카거만 독일공학한림원(ACATECH) 회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카거만 회장은 한국공학한림원과의 공동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봄에 이어 또다시 한국을 찾았다.

카거만 회장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주창자로, 현재 독일 한림원 회장과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그는 브라운슈바이크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 회장을 지냈다.

카거만 회장은 한국 정부의 ‘4차 산업혁명’과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했다. 무엇이라고 부르든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의미라는 것이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는 데 대해 독일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혼란과 반발을 겪었고, 개념을 인식시키는 데만 6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제 독일은 여러가지 분야 중에서도 제조업이 가장 복잡하다고 판단하고 제조업부터 초점을 맞춰 인더스트리 4.0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는 인더스트리 4.0이든 4차 산업혁명이든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결’이 중요하고,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간은 물론 국가간 ‘협력’이 중시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홈이 구현될 때 제조사가 다르고 기기가 다르면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오픈 플랫폼을 채용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독일의 장기적인 협력은 의미가 있다. 카거만 회장은 지난 5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첫 워크숍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양측은 앞으로 보안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협력하되 우선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빠르게 성공할 수 있는 부분을 협력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양측은 추가적으로 논의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문제는 기업과 개인의 대응이다. 카거만 회장은 기업들의 경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 가운데 필요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적용해보는 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소기업은 개념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성숙도에 따라 우선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부분 혹은 채용을 쉽게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적용해나가는 방식이 좋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원자력발전소라면 유지보수(maintenance)에 집중하면 된다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에는 스스로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업스킬링이 필요하다. 자기발전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쉽게는 온라인 강좌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방법부터 시도해볼 수 있다.

한편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카거만 회장은 기업 주도로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먼저 어떤 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내면 그에 맞춰 교육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의 개념을 보편화하기 위해 전국노동조합을 일원으로 참여시켰는데, 그 결과 사측과 교섭시 노조의 요구사항에 연봉 인상 외에도 충분한 교육시간을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있다고 카거만 회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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