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권오준 사장을 차기 회장후보로 단독 추대하는데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16일 밝혔다. 포스코 이사회는 현재 포스코의 당면과제인 실적 감소와 대외적인 사업활성화를 위해 포스코 현장의 이해도가 높은 내부인사가 적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철강업계 위기 속에 포스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을 강력하게 추진할 인물이 필요하다”며 “권오준 사장은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고유기술 개발, 그룹의 장기 성장엔진을 육성하고 경영쇄신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술통 권오준 사장 “철강경쟁력 강화..성장엔진 육성할 적임자”
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은 1950년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윈저대와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각각 금속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기술 전문가다. 이후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해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등을 거쳐 포스코 최고기술책임자에 오르기까지 기술 연구 및 개발에만 전념한 기술통이다.
철강기술전문가로 회사의 기술 개발을 주도해 독점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소재분야 전반에 대한 기술경쟁력 우위 확보와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유럽사무소장 등의 경험을 통해 해외철강사 네트워크와 글로벌 역량을 지닌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경영능력 검증 안돼..내부 힘 받을까
반면 경영 전반에 대한 부분이 검증되지 않아 포스코의 내부 경영 혁신과 개혁에서 힘에 부칠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KT가 외부 인사인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하며 대개혁을 예고한 만큼, 포스코도 외부 인사를 수혈해 경영 혁신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이 때문에 정준양 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해외자원개발, 외형 키우기 등의 포스코 경영에 큰 변화 가능성은 적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 내부 조차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에 대해 조금 더 장기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정 회장 사람으로 분류되는 권 사장이 개혁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 차기회장 후보를 이른 시간내 결정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새로운 회장은 포스코 특유의 정계와 뿌리 깊은 밀착관계를 떨쳐내는 것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취임이후 과제 ‘산적’..수익성 확보, 청산·개혁
권오준 회장후보는 오는 3월 14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진단이 나올 만큼 경영이 악화돼 있다. 2012년 4분기부터 포스코의 분기 영업이익은 단 한 번도 1조 원을 넘지 못했다. 발표를 앞두고 있는 작년 4분기 영업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5000억 원 대로 추정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2002년 15개이던 계열사가 2012년 70개로 늘어나며 성장했지만 실속은 없었다. 게다가 내부 출신이 다시 포스코 회장을 맡으면 ‘방만 경영’관행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도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