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올 1~5월 중국 제조업 기업들의 이익이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급감했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한 이후 경제 회복에 힘을 쏟고 있지만 실망스런 성적표를 거둔 셈이다. 다만 리창 총리 등 중국 수뇌부는 올해 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 중국 시안의 트럭 공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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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공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줄어들었다. 1~5월 연간 누계치 역시 전년 동기 대기 18.8% 감소했다. 특히 석유·석탄 가공산업(-92.8%)이나 비철금속산업(53.0%), 화학산업(-52.4%) 등에서 이익 감소 폭이 컸다. 중국의 공업이익은 연매출 2000만위안(약 36억원) 이상 공업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중국의 공업이익(누계 기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전년 대비 감소율이 한자릿수였지만 올해 들어선 두 자릿수로 더욱 커졌다. 지난 연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고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게 무색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공업이익 감소는 약한 수요와 지속적인 공장 출고가 하락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국가통계국은 전년 대비 공업이익 감소율이 4월 18.2%에서 5월 12.6%로 줄어든 것을 두고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쑨샤오 국가통계국 선임통계사는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정책과 조치가 효과를 거두면서 이익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외 환경이 더욱 복잡하고 혹독해지고 있으며 여전히 내수는 부진해 기업 이익이 추가 회복하는 걸 제약하고 있다”며 “공업기업의 생산성 회복을 위한 기반도 아직 견고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정부는 경기 회복을 공언하면서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리창 총리는 전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례회의에서 “중국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다”며 “당초 올해 성장률 목표로 제시한 5.0% 안팎을 달성하는 게 희망적”이라고 했다. 다만 청년실업률(16~24세)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무역·생산·소비·투자 등 다른 경제지표도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6일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수요 확대·실물 경제 활성화 등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