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등 글로벌 CDO R&D 센터 개소와 확장을 통해 CDO 부분도 2025년까지 글로벌 챔피언에 도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CDO 사업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자궁 역할을 하는 세포주(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와 생산공정 개발 등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위탁생산(CMO)사업으로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부터 CDO사업에도 착수했다. CDO계약을 맺으면 해당 회사의 CMO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CMO 물량의 50%를 CDO 사업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로직스가 첫 해외 진출지로 정한 샌프란시스코는 세계적 바이오 기업들이 탄생한 미국 최대 규모 연구단지가 있는 곳이다. 현재 암젠, 길리어드 등 2500여개 생명과학 회사가 모여있다. 김 대표는 “샌프란시스코는 바이오산업의 메카이자 본사(인천 송도)와의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도 시차를 감안했을 때도 유리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CDO R&D센터에는 인천 송도 본사의 최신 CDO 서비스 플랫폼이 그대로 구축됐다. 이 센터를 통해 현지의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테크와 가까운 거리에서 보다 긴밀하고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고객사의 의약품 개발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일부 해외 고객사가 제기해 온 시차 및 낮은 지리적 접근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김태한 대표는 CDO사업에서도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2018년에 CDO사업에 착수해 품질과 속도. 비용 경쟁력면에서 고객사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며 “CDO사업도 고속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년여 만에 60여건의 수주 계약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개발한 물질이 올해 들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계획(IND) 승인(2건), 유럽의약청(EMA) IND 승인(1건)에 잇따라 성공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위탁개발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과제(GI-101)가 중국 심시어에 9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 의약품 생산까지 6개월, 완제 생산까지는 7개월로 소요 기간을 단축했다. 현재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내세우는 세포주 개발부터 원제 및 완제 생산의 개발 기간인 12개월보다 약 두 배 빠른 수준이다.
김태한 대표는 CMO, CDO에 이어 위탁연구(CRO) 사업 확장 계획도 밝혔다. 그는 “항체 제작(discovery) 서비스를 포함하는 CRO 사업에도 2021년 본격 착수해 2030년 글로벌 최고 CRO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렇게 해서 바이오신약을 위한 연구(CRO) 개발(CDO) 생산(CMO)의 원스톱 서비스를 더 빠르게 더 좋게 제공하는 글로벌 최고 혁신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초 사업인 CMO사업에서 36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춰 생산 규모면에서 글로벌 1위 고지에 오른 상태다. 2023년 25만 6000리터의 제 4공장까지 건설하게 되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량의 30%를 담당하게 된다. 특히 최근 증설 계획을 발표한 제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김태한 대표는 이날 백신 생산 등 신사업 진출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동물세포 기반의 항체 중심 치료제 개발과 생산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 백신 개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 진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왔다”며 “고객 수요가 있다면 착수 여력이 있지만 현재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 생산 설비는 구비돼 있지 않고 구체적으로 관련 사업 계획을 말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