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LG생명과학은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쏟아부으며 왕성한 투자를 벌였다. 2000년대 초반 당시 R&D 투자 비중이 매출의 10%를 넘는 회사도 없었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사업 특성상 투자가 결실로 이어지기는 어려웠다.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신약 ‘팩티브’를 미국 관문을 통과하는데 성공했지만 글로벌 신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출 성장세도 더뎠다.급기야 LG그룹은 지난 2010년 LG 경영관리팀장, LG텔레콤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정일재 사장을 LG생명과학의 구원투수로 투입했고 최근 성과가 드러나는 분위기다.
20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실적에 따르면, LG생명과학(068870)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는 지난해 111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리며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대비 10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제미글로는 또 다른 당뇨약 ‘메트포민’을 결합해 만든 복합제 ‘제미메트’(23억원)와 함께 134억원의 처방실적을 합작했다.
취약한 영업력이 발목을 잡았다. 경쟁 제품인 트라젠타(베링거인겔하임-유한양행), 자누비아(한국MSD-대웅제약), 가브스(노바티스-한독), 온글라이자(아스트라제네카-일동제약) 등 같은 계열의 약물을 내놓은 다국적제약사들이 모두 국내업체와 손 잡고 영업을 강화하면서 LG생명과학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넉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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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명과학은 B형간염치료 신약과 팩티브의 국내 판권을 경쟁사인 일동제약에 넘겨주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되 효율적인 R&D 투자로 중장기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LG생명과학은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이미 사노피 등을 통해 105개국과 제미글로의 수출 계약을 맺은 상태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남미 시장부터 제미글로의 해외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면서 “제미글로와 고지혈증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도 조만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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