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공급 차질.."오세훈시장 힘 빠졌나"

신년사 "2013년까지 5만가구 공급"
  • 등록 2010-10-21 오후 3:35:36

    수정 2010-10-21 오후 3:35:36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과 2012년 서울지역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물량이 올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올해 초 2013년까지 5만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3만가구 가량에 그칠 전망이다. 

21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내년 시프트 공급량은 3400가구, 2012년 4240가구, 2013년 8320가구로 계획돼 있다. 올해는 오는 12월 공급 예정량까지 포함해 7341가구가 공급된다. 향후 2년간 공급량이 올해 공급량과 비슷한 수준이 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장기전세주택은 그동안 공급한 물량보다 많은 1만가구 이상을 2010년 한해 동안 공급하겠다"면서 "아울러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13년까지 장기전세주택 5만 가구를 조기에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까지 공급 예정량과 올해 공급량을 합해도 3만1185가구에 그친다. 2013년까지 공급하겠다던 물량의 62%에 불과하다.

더구나 향후 예정량에는 재건축 매입형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사업자들의 의지와 부동산 경기에 따라 공급 가구수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서울지역에 건설형 시프트를 지을 수 있는 부지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2013년 공급 예정량의 경우 55%가 매입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이 활성화돼야 매입형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서 당초 얘기와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물량계획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역세권 시프트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최대한 총량을 맞춰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역 전세난은 내년 수급 불균형으로 더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내년에 서울의 신규 주택 수를 3만5000가구 가량으로 추산하고, 서울시가 예측한 가구 수 증가분(4만2478가구)에 비춰 7300가구 가량 주택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재건축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니까 매입형 시프트 확보가 어렵고 전세시장 수급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서울시는 역세권 시프트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역세권은 땅값이 비싼데다 시프트를 지을 정도로 공간이 되는 곳이 얼마나 있을지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 연도별 시프트 공급 물량 계획(단위: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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