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채권은행에 우선 매입권 줘야"(상보)

김승유 행장 "中企문제는 시스템‥신용정보 확보 필수적"
올해 中企 대출비중 35%로 확대
  • 등록 2005-02-02 오후 6:16:51

    수정 2005-02-02 오후 6:16:51

[edaily 홍정민기자] 김승유 하나은행(002860) 행장은 2일 "LG카드(032710) 매각시 채권은행에 매입 우선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 은행산업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채권은행이 LG카드에 3조원 이상을 지원했는데 가만히 있다가 무임승차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해 외국계 은행의 LG카드 인수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행장은 이날 은행권의 미흡한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한듯 시종일관 중소기업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현재 67%인 대기업 대출비중을 더 낮추고 올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33%에서 35%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대기업이 단기자금 조달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계대출은 5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신용도가 취약하며 기업의 생존능력(viability)을 볼 수 있는 눈을 갖는 게 우선"이라면서 "현재 과학적으로 이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크 매니지먼트 능력을 기르는 것이 은행의 미래를 위해 달성해야 할 선결과제"라고 진단하고 "중소기업은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적인 문제로 국내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중소기업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진출로 소매금융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크게 우려할 것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행장은 "씨티은행의 미국내 소매금융 시장 점유율은 9%(6위) 정도로 강하지 않으며 더구나 국내 로컬에 대한 정보는 우리보다 적다"면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국내 기업들의 신용도와 정보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는 대기업보다는 중소 우량기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어려울 때 신뢰를 쌓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주 수요일 오후 현장 방문을 통해 신뢰 구축 노력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외에도 IT부문 강화, 인재 육성, 유통 기능 강화 등을 은행 산업 발전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처럼 연봉의 10배를 인센티브나 보너스로 지급할 각오가 돼야 우수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면서 "전문인력 양산은 보상체계에 좌우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상 이같은 시스템이 정착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밖에 "은행도 상품을 파는 유통채널로서의 기능이 확대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은행원의 마음가짐도 변화해야 한다"면서 "PB도 결국 오픈 아키텍쳐(Open architecture)로 가서 다른 회사 상품도 적극적으로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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