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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윤: 와~ 최우식 요즘 더 멋있어진 것 같아!
지윤: 넌 아직도 최우식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인물에 심취하는 일) 하니?
가윤: 그럼! 봐봐. 이 사진 너무 멋있지 않아?
지윤: 이건 인정! 나도 (_).
1)팬아저 2)덕메 3)어덕행덕 4)플미
신조어 ‘팬아저’는 ‘팬이 아니어도 저장’의 줄임말이다. 팬덤(fandom) 문화의 주요 소비층인 10대들이 주로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생겨나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널리 퍼진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가 아니지만 저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진이나 움짤(움직이는 사진·그림이나 동영상)을 저장한다는 의미다. 보통 팬이 아니어도 저장 버튼을 누를 만큼 해당 영상이나 사진이 재밌거나 신선할 경우 ‘팬아저’를 실행하는 상황이 된다. 유튜브에 ‘팬아저 모음’이라고 검색하면 이 같은 재밌는 영상들을 한꺼번에 볼 수도 있다. 비단 웃긴 영상이나 사진뿐 아니라 돋보이는 외모 등으로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어 저장하는 행위에도 ‘팬아저’란 말을 쓸 수 있다.
배우 안재현도 과거 tvN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6’에서 같은 문제에 “팬이 아닌 아저씨는 빠져”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팬아저’의 연장선상에서 팬덤 관련 신조어들을 살펴보면, 우선 입덕·휴덕·탈덕이라는 말이 덕질을 하는 덕후(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가장 많이 쓰이는 신조어들이다. ‘입덕’은 ‘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하다’는 의미로, 덕질에 돌입한다는 뜻이다. ‘휴덕’은 바쁘다는 이유 등으로 덕질을 잠시 쉬는 것을 의미한다. ‘탈덕’은 덕질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을 뜻한다.
‘일반인 코스프레’의 줄임말인 ‘일코’라는 신조어도 있는데, 이는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취미 생활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 일’을 가리킨다. 즉 휴덕이나 탈덕으로 인한 부담 없이 조용히 혼자 덕질을 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반면 ‘덕질을 같이 하는 친구’라는 뜻의 ‘덕메(덕질 메이트)’라는 말도 많이 사용한다. 덕메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앨범이나 굿즈(goods·기획 상품) 정보를 공유하거나 콘서트를 같이 가는 등의 활동으로 덕질을 함께한다.
‘덕계못’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덕후는 계를 못 탄다’는 말이다. 덕후일수록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나기 힘들다는 의미다. 덕계못과 반대의 의미를 갖는 말로는 ‘성공한 덕후’라는 뜻의 ‘성덕’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등과 접점이 생겨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거나 한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이다.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란 뜻의 ‘어덕행덕’이라는 말도 있다. 이는 덕질의 대가를 바라지 말고 즐기면서 덕질하자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