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아저? 영탁 "팬들의 아저씨 저장"[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팬아저-''팬이 아니어도 저장''...소장 가치 있는 재밌는 사진 등 저장한단 뜻
입덕-''덕질 시작'', 휴덕-''덕질 휴식'', 탈덕-''덕질 중단''
일코-''조용히 혼자 덕질'', 덕메 ''덕질 메이트&ap...
  • 등록 2023-06-19 오후 3:09:10

    수정 2023-06-19 오후 3:09:1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
사진=뉴에라프로젝트 ‘미스터트로’ 공식 V LIVE 채널 방송 화면 캡처.
◎다음 < > 속 지윤과 가윤의 대화에서 (_)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신조어는?

<가윤: 와~ 최우식 요즘 더 멋있어진 것 같아!

지윤: 넌 아직도 최우식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인물에 심취하는 일) 하니?

가윤: 그럼! 봐봐. 이 사진 너무 멋있지 않아?

지윤: 이건 인정! 나도 (_).

1)팬아저 2)덕메 3)어덕행덕 4)플미

정답은 1번 ‘팬아저’이다.

신조어 ‘팬아저’는 ‘팬이 아니어도 저장’의 줄임말이다. 팬덤(fandom) 문화의 주요 소비층인 10대들이 주로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생겨나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널리 퍼진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가 아니지만 저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진이나 움짤(움직이는 사진·그림이나 동영상)을 저장한다는 의미다. 보통 팬이 아니어도 저장 버튼을 누를 만큼 해당 영상이나 사진이 재밌거나 신선할 경우 ‘팬아저’를 실행하는 상황이 된다. 유튜브에 ‘팬아저 모음’이라고 검색하면 이 같은 재밌는 영상들을 한꺼번에 볼 수도 있다. 비단 웃긴 영상이나 사진뿐 아니라 돋보이는 외모 등으로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어 저장하는 행위에도 ‘팬아저’란 말을 쓸 수 있다.

가수 영탁은 지난 2020년 뉴에라프로젝트 ‘미스터트롯’ 공식 브이 라이브(V LIVE) 채널에서 신조어 퀴즈에 임하던 중, ‘팬아저’가 문제로 나오자 “팬들의 아저씨 저장?”이라는 오답을 내놔 웃음을 안겼다.

배우 안재현도 과거 tvN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6’에서 같은 문제에 “팬이 아닌 아저씨는 빠져”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팬아저’의 연장선상에서 팬덤 관련 신조어들을 살펴보면, 우선 입덕·휴덕·탈덕이라는 말이 덕질을 하는 덕후(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가장 많이 쓰이는 신조어들이다. ‘입덕’은 ‘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하다’는 의미로, 덕질에 돌입한다는 뜻이다. ‘휴덕’은 바쁘다는 이유 등으로 덕질을 잠시 쉬는 것을 의미한다. ‘탈덕’은 덕질을 완전히 그만두는 것을 뜻한다.

‘일반인 코스프레’의 줄임말인 ‘일코’라는 신조어도 있는데, 이는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취미 생활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 일’을 가리킨다. 즉 휴덕이나 탈덕으로 인한 부담 없이 조용히 혼자 덕질을 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반면 ‘덕질을 같이 하는 친구’라는 뜻의 ‘덕메(덕질 메이트)’라는 말도 많이 사용한다. 덕메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앨범이나 굿즈(goods·기획 상품) 정보를 공유하거나 콘서트를 같이 가는 등의 활동으로 덕질을 함께한다.

‘덕계못’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덕후는 계를 못 탄다’는 말이다. 덕후일수록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나기 힘들다는 의미다. 덕계못과 반대의 의미를 갖는 말로는 ‘성공한 덕후’라는 뜻의 ‘성덕’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등과 접점이 생겨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거나 한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이다.

‘어차피 덕질할 거 행복하게 덕질하자’란 뜻의 ‘어덕행덕’이라는 말도 있다. 이는 덕질의 대가를 바라지 말고 즐기면서 덕질하자는 의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