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송 후보는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배했다. 당대표로 나서 선거를 이끈 대선에 이어 직접 후보로 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연이어 패배하면서 정치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무교동 캠프사무실에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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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11시 기준 오 후보는 13만9332표(55.3%)를 얻어 10만8634표(43.1%)를 얻은 박 후보를 3만698표 앞서고 있다. 현재 개표율은 5.69%다. 이에 오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송 후보는 이날 오후 7시 30분께 발표된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발표 직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송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캠프 상황실에서 출구조사를 지켜봤다. 그러나 오 후보가 우세하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상황실에서는 정적이 이어졌다. 송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가 끝날 무렵 자리에서 일어섰고 쓴웃음을 지으며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그리곤 오후 7시 38분쯤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지지자들의 격려를 받으며 상황실을 떠났다.
송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인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정치 역량을 강화해 온 송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서울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지난 4월 1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송 후보의 갑작스런 출마 선언에 당내외는 술렁거렸다. 3월 10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를 사퇴한 지 한달도 안된 시점에 출마를 결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고도 없는 서울에 도전장을 내민 것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송 후보의 출마는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대선 기간 ‘586 운동권 용퇴론’을 주장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주장을 뒤집고 출마를 선언한 모습에 반발은 거셌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송 후보의 출마에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며 비판했다. 당내 입지가 좁아진 상태에서 출마한 것이다.
이런 탓에 송 후보의 낙선은 정치 생명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지지를 얻지 못한 출마에 이어 큰 격차로 패배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에 송 후보는 당분간 잠행을 하며 향후 행보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