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정부군, 가스 공격 준비하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 반군 거점 이들리브에 염소가스 공격 승인"
  • 등록 2018-09-10 오전 10:48:20

    수정 2018-09-10 오전 10:48: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리아 정부군이 마지막 반(反)정부군 거점인 이들리브에 염소가스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또다른 보복 타격 가능성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대피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이들리브에 염소가스 사용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 4월 동(東)구타 두마에서도 염소가스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십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은 전날 시리아 이들리브와 하마 지역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 공격으로 20여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에 힘입어 대대적인 이들리브 공격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반정부군의 최후 거점인 이들리브는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다. 7년 동안의 내전을 피해 시리아 전역에서 모여든 피난민 30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반정부군은 약 7만명으로 추산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리브 공습을 단행할 경우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될 것으로 보여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들리브에 무모한 공격을 자행해선 안된다. 수십만명이 죽음을 당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군사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시리아 정부군에 군사 대응을 할 것인지,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 또는 이란 군사 기지를 타격할 것인지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 정부 관료들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시리아 정부군이 염소가스를 사용할 경우 군사 타격 등 보복을 가할 것인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다나 화이트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군사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뒤 “아사드 정권은 사린가스 및 염소가스 등 화학무기를 사용했, 민간인들의 생명을 무시하고 지역 안정을 해쳤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사망한 어린 아이들의 사진을 본 뒤, 정부군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발사한 바 있다.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경고가 단순한 엄포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러시아군이 시리아에서 운영하는 분쟁당사자화해센터의 소장 블라디미르 사브첸코 중장은 이날 미국 공군 F-15 전투기 2대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州) 소도시 하진에 백린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부인했다.

백린탄은 주로 연막 등에 사용되는 일종의 조명탄으로, 인으로 만든 발화용 폭탄이다. 화학무기로 직접 사용되면 ‘살을 태우는 최악의 무기’로 알려져 있으며 호흡시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사브첸코 중장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백린탄을 ‘무기’로 쓰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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