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충격 컸다…서비스수지 '역대급' 최대 적자(종합)

한국은행, 2017년 국제수지 잠정치
작년 서비스수지 '역대급' 최대 적자
中 사드 보복 탓 작년 여행수지 급감
低유가 부메랑…건설·운송수지 부진
  • 등록 2018-02-05 오전 11:43:17

    수정 2018-02-05 오전 11:43:17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치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역대급’ 적자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탓에 여행수지가 급전직하한 영향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만성 서비스수지 적자국이긴 하지만, 그 폭이 급격히 커지는 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34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직전 최대치인 지난 2016년(-177억4000만달러)보다 두 배가량 폭증했다.

여행수지 악화와 관련이 크다. 지난해 여행수지는 171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이 역시 사상 최대다. 2007년(-158억4000만달러) 이후 10년 만에 여행수지 적자 폭이 가장 컸다.

이는 해외 출국자 수는 기조적으로 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입국자 수는 급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 수는 반토막 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는 416만9000명으로, 2016년 806만8000명보다 48.3% 줄었다.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한국행(行) 단체관광을 제한했던 타격이다.

여행수지 최대 적자 원인은 중국 이슈가 전부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전체 입국자수는 390만6000명(1724만2000명→1333만6000명) 감소했는데, 이는 중국인 감소 폭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여행수지 외에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건설수지와 운송수지 역시 부진의 골이 깊었다.

지난해 건설수지는 77억1000만달러였다. 전년(95억6000만달러) 대비 흑자 폭이 축소됐다. 2015~2016년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중동 경기가 나빠지자 중동 건설 수주가 감소했는데, 그 여파가 지난해까지 이어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2014년 4분기 이후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2016년 초 30달러선까지 하락했다”며 “중동 산유국의 재정이 악화됐고 건설 수주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저유가는 운송수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운송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사상 최대 적자다. 직전 최대인 1996년(-15억8000만달러)의 세 배를 넘어선다.

유가가 낮으면 통상 해운업계는 불황에 빠진다. 유가에 따라 운임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세다가 저유가 때는 에너지 부국인 중동과 러시아의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해당 국가들의 수입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이로 인해 타격을 입은 우리 해운업체들은 구조조정을 본격화했고, 지난해 그 영향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2016년 9월 법정관리가 개시되는 등 국내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이 2016년 4분기 직전에 주로 이뤄졌다”며 “이로 인한 해운업계의 영업 중단이 지난해 내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서비스수지 적자 여파로 전체 경상수지는 흑자 폭이 감소했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784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후 7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2016년(992억4000만달러)에 비해서는 규모가 줄었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5일 오전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7년 12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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