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주부터 급락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3위 암호화폐로 추락한 리플코인(XRP)이 오랜만에 급반등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송금서비스업체로 꼽히는 머니그램(MoneyGram)과의 제휴가 반등 모멘텀이 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향후 리플의 성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2분 현재 리플은 24시간 전에 비해 35% 이상 급등해 2850원선까지 회복하고 있다. 전날 한국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한때 2000원선까지 위협받기도 했지만 이날 공개된 머니그램과의 제휴를 계기로 의미있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거래소에서도 폴로닉스 기준으로 리플은 24% 이상 뛰며 2.03달러로 다시 2달러를 넘어섰다.
브래드 거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글로벌 송금 및 결제에서의 비효율성은 비단 은행뿐만 아니라 머니그램과 같은 송금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 뒤 “가족과 친구, 연인들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송금업체들은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알렉스 홈즈 머니그램 CEO는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의 선두주자인 만큼 엑스래피드와의 테스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우리 고객들에게 더 높은 효율성을 제공하고 서비스를 개선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런 장점 덕에 지난해 11월말 스탠다드차타드와 액시스뱅크가 리플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국경간 지급결제 플랫폼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고 12월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미국과 유럽에서 산탄데르은행과 함께 리플을 활용한 해외 송금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내 61곳 은행들도 리플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디지털 지급결제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연간 6000억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송금시장에서 주요한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는 머니그램도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머니그램은 리플 네트워크와 XRP를 이용해 해외 은행들과 제휴를 맺지 않아도 되고 휴면 현금을 확보할 필요도 없이 더 신속하고 더 저렴하게 송금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컨설팅업체인 셀렌트의 질 바레이시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딜은 은행은 물론이고 글로벌 송금업체와 송금네트워크와 제휴하겠다는 리플의 전략이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리플은 지난 5일 자사 공식 트위터에서 “머니그램과의 제휴가 연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점치면서 “특히 머니그램뿐만 아니라 다른 딜도 연내 이뤄질 것이며 글로벌 톱5 송금업체들 가운데 3곳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