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읽어주는 남자]파루, 대규모 수주 마무리 위한 고육책

파루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83억 조달…청약 6월1~2일
조달자금 가운데 213억원은 태양광 원자재 구매 사용
최대주주 강문식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 지분율 9% 불과
  • 등록 2016-05-31 오후 12:45:00

    수정 2016-05-31 오후 12:45: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본업인 태양광사업보다 손 소독제로 잘 알려진 파루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질 우려에도 파루는 자금을 조달해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한 미국 샌안토니오지역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사업을 마무리하는데 필요한 원자재를 구매하기로 했다. 특허기술인 태양을 추적하는 방식의 트랙킹시스템을 적용한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하면 회사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 자재 구매 213억원 사용

파루는 구주 1주당 신주 0.57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당 발행가격은 2825원이고 신주 1000만주를 발행해 총 282억5000만원을 조달한다. 주주를 대상으로 다음달 1일부터 이틀 동안 청약을 진행하고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한다. 계획한 대로 신주를 발행하지 못하면 대표주관사인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나서서 실권주를 인수한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212억5000만원은 태양광발전시스템 원자재를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앞서 파루는 지난 2014년 OCI와 합작법인 선액션트랙커스(Sun Action Trackers·SAT)를 설립했다. SAT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OCI가 건설 중인 300메가와트(MW) 규모의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에 양축 추적 시스템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파루는 SAT에 오는 9월30일까지 893억원 규모의 태양광 양축 추적시스템에 필요한 핵심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OCI와 합작해 설립한 선액션트랙커스에 대한 파루 소유 지분율 변화


대규모 공급계약 덕분에 파루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20%, 160% 가량 증가했다. 실적 개선 흐름은 1분기까지 이어졌다. 지난 1분기에 파루는 매출액 411억6400만원, 영업이익 45억66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7%, 90% 늘었다. 파루는 지난 2005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다. 태양 전지판이 태양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발전량을 늘리는 기술과 강풍, 우천 등 열악한 기상 환경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을 개발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태양광 대기업과 연계해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는 OCI와 협력한 결과물로 미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해외 진출하는 데 좋은 실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증자를 통해서라도 파루가 해당 계약을 마무리 지으려는 이유다.

최대주주 지분희석과 하반기 먹거리 부재

파루 최대주주는 강문식 대표로 파루 지분 3.96%(69만8796주)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8.85%(156만1461주)로 높아지지만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에는 부족하다. 특수관계인 가운데 하나인 지본이 보유한 신주인수권 21.13%를 보유하고 있으나 신주인수권 행사에 필요한 자금 조달계획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대주주가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할지 미지수인 상황으로 지분율이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자에 앞서 실사를 담당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분율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신주인수권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같은 경영권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라모 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사업에 핵심부품을 공급하며 매출이 빠르게 늘었으나 알라모 프로젝트는 올 9월 말에 종료한다. 이미 공정 진행률은 80%를 넘어섰다. 올 들어 지난 3월9일 123억원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해 매출액의 10%에 불과한 규모다. 파루는 해외 영업력을 강화해 북아프리카, 중동, 인도 등 해외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지만 추가 수주에 성공하지 못하면 매출이 빠르게 감소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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