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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CNN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코펜하겐 크리스타인보르 궁전에서는 마르그레테 여왕의 퇴위식, 프레데렉 10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위한 이양식, 프레데렉 10세의 즉위식이 순차적으로 개최됐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내각 회의 이후 퇴위 문서에 서명하고 프레데릭 10세를 향해 “국왕께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왕위 계승 절차가 마무리된 뒤 궁전 발코니에서 프레데릭 10세 국왕의 즉위를 선포했다. 그는 “여왕과 왕이 된다는 것은 천년이 넘는 사슬의 연결고리”라며 “한 사람이 물러나고 다음 사람은 준비한 채 서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군주가 된 왕세자는 우리가 아는 왕, 우리가 좋아하는 왕, 우리가 신뢰하는 왕이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1849년부터 이어져온 전통에 따라 선포문을 세 차례 낭독했으며, 국가를 대표해 마르그레테 여왕에게 “깊은 헌신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보르 궁전 앞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프레데릭 10세의 즉위를 환영하며 덴마크 국가를 제창했다. 즉위식 등의 행사는 TV로 생중계됐다. 시내 상점에는 마르그레테 2세와 프레데릭 10세의 사진이 걸렸고, 시내버스도 덴마크 국기로 장식됐다.
세계 각지에선 프레데릭 10세의 즉위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대관식을 거행한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은 새 국왕과 왕비를 축하했다.
한편 마르그레테 여왕은 1146년 당시 군주였던 에릭 3세가 왕위를 버리고 수도원에 들어간 이후 약 900년 만에 처음으로 왕위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는 부친인 프레데릭 9세가 사망한 1972년 1월에 즉위한 뒤 52년 동안의 재임했다. 현존 세계 최장수 군주다. 하지만 마르그레테 여왕은 새해 전야인 지난달 31일 건강 문제를 언급하며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2월 허리 수술을 받은 뒤 4월에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덴마크 일간지 베릴링스케의 문화 편집자인 비르지테 보럽은 “여왕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에 1972년 (권력 이양 때와는) 매우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며 “여왕의 퇴위 결정은 충격적이었지만 대부분의 덴마크인들은 여왕이 건강이 나빠져 성화를 물려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