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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본회의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통위 결정 이후 모두말씀을 통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의 추가 긴축 정도와 국내 외환 부문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가 통화정책 운용 고려사항으로 ‘가계부채 흐름’을 언급한 것은 그가 취임한 작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7월까지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이라는 표현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경계하는 듯 했으나 8월부턴 그런 표현이 빠졌다.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4월 증가 전환한 이후 5~6월 중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주택 시장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매수 심리 부진이 완화되고 거래도 늘어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국내 외환부문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총재는 주요국별 경기 상황이 다소 차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금리 인상 영향이 파급되면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호한 고용 상황 지속 등으로 경기 연착륙 기대가 다소 높아진 반면 유로 지역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은 수출 둔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 심화로 회복세가 약화되고 성장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상반기는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소폭 상회하겠지만 하반기는 중국의 더딘 회복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점차 낮아지지만 국가별로는 둔화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미국은 6월 물가상승률이 3.0%로 낮아지는 등 상대적으로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유로 지역은 6월중 5.5%로 그 수준이 높고 둔화 속도도 더딘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은 물가상승률이 7~8%대에서 경직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물가에 대해선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이 확대되고 개인서비스 가격의 상승률도 낮아지면서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5%로 전월과 동일했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과 양호한 서비스 수요 등으로 올해 전망치 3.3%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7월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올해 상승률은 5월 전망 3.5%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