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1형 당뇨병’ 극복법...줄기세포에서 찾는다

1형 당뇨병 치료?... 췌장 세포 이식 필요, 극소수 환자만 가능
췌장세포 만드는 요법 기반 줄기세포치료제가 해법
미국 비아사이트 임상 1/2상 연구 결과 국제학술지에 게재
버텍스 파마슈티컬즈는 임상 1상 진행 중 완치환자도 나와
국내 타스컴도 1형 당뇨병 치료제, 메디포스트 등 당뇨 합병증 치료제 ...
  • 등록 2021-12-21 오후 1:23:09

    수정 2021-12-29 오후 1:17:48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혈당 조절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인 당뇨병은 현대인이 겪는 가장 대표적인 성인병이다. 해외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히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난치병인 ‘1형 당뇨병’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고자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줄기세포 기반 당뇨 합병증 관련 치료제 연구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당뇨병은 혈당량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부족한 1형 당뇨병과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2형 당뇨병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여기서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 정도에 따라 약물, 식이요법과 소량의 인슐린 주사를 병용해 관리를 잘한다면 약을 중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세포를 정상인으로부터 이식받아야 한다. 장기 부족, 면역 반응 등 까다로운 여건상 극소수만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결국 대부분의 1형 당뇨병 환자는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는 방식으로 병과 싸워야 한다. 이 때문에 췌장 세포를 늘려 부족한 인슐린을 채워주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1형 당뇨병의 극복할 근본적인 해법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제공=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1형 당뇨병 줄기세포 치료제, 해외 임상서 첫 완치자 보고돼

지난 2일 국제학술지 ‘셀스템셀’에 미국 재생의료 전문 바이오기업 ‘비아사이트(ViaCyte)’의 췌도요법 기반 줄기세포 치료제 ‘VC-02’를 맞은 임상 1/2상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됐다. 비아사이트는 미국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과 협력해 5년 전부터 췌도요법 기반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이었다.

비아사이트는 인슐린 분비 장치 ‘PEC-Direct’를 피부 아래로 이식한 다음 배아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췌장세포를 주입한다. 이 세포가 분화돼 인슐린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병증이 심각한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비아사이트는 PEC-Direct 장치를 10개씩 이식했다. 각 장치에는 췌장 세포로 분화하도록 조치된 세포가 수백만 개씩 포함됐다. 6개월간 관찰한 결과 인슐린 농도가 목표 범위 내에서 일정 시간 동안 유지돼, 주입해야 하는 인슐린의 양은 줄어들었다. 더 많은 췌장세포가 있다면 인슐린을 투입하지 않고도 정상 혈당이 가능한 셈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티모시 키에퍼 비아사이트 연구책임자는 논문에서 “아직은 완전히 인슐린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줄기세포 치료제가 제1형 당뇨병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27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즈가 성체세포를 다시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제작한 1형 당뇨병용 줄기세포치료제 ‘VX-880’의 임상시험에 참가한 50대 남성이 완치 판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3개월간 치료를 받은 환자가 정상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게 됐다는 것이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즈 측은 향후 4년 6개월 동안 이 남성을 비롯한 15명의 임상 참여자의 신체 변화를 추적 관리할 예정이다.

미국 재생의료 전문기업 비아사이트(ViaCyte)가 1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한 ‘PET-Direct’장치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로 분화할 줄기세포 수백만개가 들어 있다(제공=ViaCyte)


1형 당뇨병 넘어 당뇨합병증까지...국내 기업도 줄기세포치료제로 도전 중

국내 바이오기업 중 타스컴이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비슷한 방식인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1형 당뇨병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달 이도바이오에서 사명을 변경한 타스컴은 성체 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췌장세포로 분화시켜 1형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이다. 특히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줄기세포를 캡슐에 담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이에 줄기세포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내 줄기세포 분야 한 연구자는 “수정란에서 얻어야 하는 배아줄기세포는 국내에서 연구 제한이 많았고, 2000년대 초반 노벨생리의학상을 타면서 생명공학계 화두로 떠오른 유도만능줄기세포가 국내 치료제 연구개발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며 “이들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원하는 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로 분화할 가능성, 암세포로 변하는 문제 등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임상에 참여한 대상자의 추적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을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메디포스트(078160)는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해 만성 신부전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당뇨성 신증 치료 후보물질 ‘SMUP-IV-01-DNP’의 비임상 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안트로젠은 심할 경우 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당뇨성 족부궤양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제 ‘ALLO-ASC-DFU’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치료제는 난치병을 대상으로 하는 물질이 대부분이다”며 “국내 환자로는 신약 개발에 든 비용 대비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글로벌 임상까지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개발 완수까지 상당한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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