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반도체 수출 증가 가능성에 따라 최소 시장만큼의 비중을 유지하는 데 대한 조언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일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로 깜짝 전환한 가운데 이들의 반도체 순매수는 시각 변화보다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른 대형주 바스켓 매매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저가 매수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외국인 자금 유입은 달러화 방향성과 대외 경기 개선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ETF 매입 확대도 외국인 자금 유입 배경으로 봤다. 해당 펀드는 중국 정부 빅테크 규제 위험을 피하면서 대만과 한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 주식시장 비중은 21.2%로 신흥국 전체에 투자하는 펀드 내 비중보다 높다.
노 연구원은 “지난 7월 신흥국 ETF 운용자산(ETF)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 해외 상장 요건을 미국과 논의하기로 했고 규제를 추가하지 않았던 영향”이라며 “유입전환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한국 주식시장과 비슷한 업종 구성을 가진 대만과 동반 순매수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현재 달러화 지수 하락 여력은 당시보다 크지 않고 3분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스케줄 구체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덜 우호적”이라며 “테이퍼링이 2013년과 같은 신흥국 자금 대규모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초입 구간에서 달러 강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7월 미국 고용지표 호조는 테이퍼링 논의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외 경기 개선을 향한 투자자 시각에 아직 확신이 없다는 점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짧게 만들 수 있는 요소로 봤다. 확신 없는 투자자 시각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비율(PER)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아울러 수출주가 모멘텀을 갖기 위해서는 대외 경기 개선이 피크아웃을 지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외 경기 확신을 위해서는 △물량 중심 수출 증가율 개선과 △제조업 경기 개선을 위한 미중 정책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반도체 수출이 크게 둔화하지 않고 우상향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가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수출 데이터에 4개월 선행했다”며 “올해 주가 상승률이 하락한 것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 둔화를 예견했거나 올 초 개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 과잉을 해소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수출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면 과잉을 해소하는 과정이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이는 반도체 주가 상승을 의미한다”며 “미·중 정책 기조가 제조업지수 개선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유효한 투자전략은 반도체 비중을 최소 시장 만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는 미·중 제조업지수 반등 시 미리 반응할 수 있다. 반도체 비중을 시장보다 낮게 유지했을 때 상승에서 소외될 수 있는 위험은 연말로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