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바이오 진출 검토, 지주는 인정하고 케미칼은 부인한 이유

같은 날 상반된 공시…지주 "검토 중", 케미칼 "검토 안해"
현재 논의 주체는 롯데지주…계열사 참여 단계 아닌 듯
"화학 분야 아닌 '헬스원' 운영 롯데제과가 핵심" 관측도
  • 등록 2021-03-23 오전 11:18:39

    수정 2021-03-23 오전 11:18:39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롯데가 바이오 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지주(004990)와 계열사가 동시에 다른 입장을 내놔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공시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대하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부연했지만 사실상 바이오 사업 진출을 인정한 것이다. 반면 롯데케미칼(011170)은 같은 날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롯데지주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지주와 계열사의 입장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진출 등 굵직한 사업을 주도하는 경영혁신실 주도 하에 엔지켐생명과학과 실무 협의에 나섰다.

롯데가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분을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방안과 별도의 조이트벤처를 설립하는 등의 방안을 다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롯데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추후 내용이 좀 더 구체화할 경우 계열사가 참여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즉, 아직 계열사가 참여하는 단계에 돌입하지 않은 만큼 롯데케미칼이 부인 공시를 낸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가 향후 롯데그룹이 바이오 산업에 진출했을 때 핵심 ‘키’를 누가 쥐느냐를 예상할 수 있는 힌트라고 보기도 한다.

롯데케미칼이 본격적으로 부인하고 나선만큼 바이오 사업은 다른 계열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은 롯데제과(280360)다.

롯데제과는 지난 2011년 롯데제약을 인수했고, 현재 건강식품 전문 브랜드인 롯데헬스원도 운영하고 있다. 만약 바이오 사업을 접목할 경우 헬스원에서 유통하는 상품을 만드는 롯데그룹의 중앙연구소가 중심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별도 법인을 만들어 핵심 계열사와 지주가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조인트 벤처 설립 등도 방법일 수 있다. 화학분야에서 바이오 사업을 연계하게 된다면, 이미 부인한 롯데케미칼 이외에 롯데정밀화학이 참여할 수도 있다.

다만 신동빈 회장이 ‘새 먹거리 찾기’를 천명한 만큼 바이오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지주는 언급된 엔지켐생명과학을 포함해 많은 바이오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여러 협력 방안을 두고 실무 협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아직은 밟아 나가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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