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홍잠, 파킨슨병 증상 억제 효과있다"

한림대 일송생명과학硏 공동연구 세계 최초 확인
동물실험 결과 운동능력 4배 증가, 특허등록
  • 등록 2020-11-26 오전 11:00:10

    수정 2020-11-26 오전 11:00:10

농촌진흥청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누에를 쪄서 익힌 홍잠(弘蠶)이 파킨슨병 주요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추진한 실험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홍잠은 누에가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익은누에를 수증기로 쪄서 동결 건조한 익힌 숙잠을 가리킨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근육 움직임에 관여하는 물질인 도파민 신경세포가 죽어 근육이 마비되거나 경련, 자세불안정, 운동장애 등의 증상이 빚어지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번 연구는 동물모델 쥐에게 1일 기준 체중 1kg당 홍잠 1g을 36주(9개월)동안 투여해 운동능력과 자세 조절 능력,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효과 등을 분석한 것이다. 운동능력의 경우 줄에 매달려 있는 능력을 비교시험한 결과, 홍잠을 먹은 파킨슨병 쥐(138.8초)는 홍잠을 먹지 않은 파킨슨병 쥐(33.6초)보다 운동능력이 4배 증가했다.

또한 홍잠을 먹지 않은 파킨슨병 쥐의 비정상 자세 수는 2.42였으나, 홍잠을 먹은 파킨슨병 쥐는 2.07로 줄어들었다. 홍잠을 먹지 않은 정상 쥐의 경우는 1.71로 조사됐다.

특히 파킨슨병의 주요 해부학적 증상인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이 홍잠 섭취 파킨슨병 쥐에게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홍잠이 운동능력 저하와 도파민 신경세포 사멸 등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한 것이다.

파킨슨병 유발 초파리 실험을 통해 홍잠을 먹은 파킨슨병 초파리의 기대수명은 19.44일, 건강수명은 15.41일로 나타나 홍잠을 먹지 않은 파킨슨병 초파리보다 각각 7.02일, 9.11일 증가했다.

파킨슨병 초기에는 냄새 맡는 기능이 약화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홍잠을 먹은 초파리는 미세배열(Microarray)과 생물정보학을 이용한 발현 유전체 분석 결과, 후각 감각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연구 결과를 아시아-태평양 곤충학회 등에 논문으로 게재하고,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홍수명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앞으로 홍잠을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특수용도 의료식품이나 운동수행 능력증진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홍잠이 국민 건강증진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도록 홍잠 생산기술을 농가에 적극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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