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입규제, 中·이집트보다 높아..“기득권·포지티브·소극행정 등 3대 덫에 갇혀”

글로벌기업가정신모니터(GEM), 한국 진입규제를 54개국 중 38위로 평가
대한상의, 기득권 저항과 포지티브 규제, 공무원의 소극행정 등 원인 분석
"의료와 바이오 등 주요 신산업 진입규제 뚜렷..과감한 규제개혁 필요"
  • 등록 2019-05-22 오전 11:00:00

    수정 2019-05-22 오전 11:00:00

진입규제 강도 국제비교 (자료=글로벌기업가정신모니터(GEM))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우리나라의 진입규제 수준이 중국은 물론 이집트 등보다도 뒤처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계에서는 국내 신산업 진입 수준을 높이는 3가지 덫으로 기득권 저항과 포지티브(positive) 규제, 소극행정 등을 꼽았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국제연구기관 글로벌기업가정신모니터(GEM)는 한국의 진입규제 환경을 조사대상 54개국 중 38위로 평가했다. 이는 미국(13위)과 일본(21위)은 물론 중국(23위)과 이집트(24위)보다도 낮은 순위다. 선두권에 오른 대만(1위)과 독일(8위) 등 경쟁국보다 한국의 진입규제가 매우 높은 수준인 셈이다.

대한상의는 의료와 바이오, ICT, 금융 등 주요 신산업 분야에서 국내 진입규제 방벽이 높은 이유에 대해 기득권 저항과 포지티브 규제, 소극행정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상의는 신산업 기회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기득권 저항을 지적했다. 상의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와도 기존 사업자가 반대하면 신산업은 허용되지 않고 신규사업자는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하는 실정이라며 △원격의료 금지 △차량공유 금지 △각종 전문자격사 저항 등을 예로 들었다.

기득권의 반대가 가장 심한 분야는 의료분야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원격의료가 전면 허용되고 있다. 중국도 텐센트·바이두 등 ICT기업이 원격의료를 접목한 다양한 헬스케어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계 반대에 막혀 시범사업 시행만 십수년째 반복하는 실정이다.

상의는 “진입장벽을 낮춰 혁신의 속도를 높이는 경쟁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득권 저항에 의해 진입 자체를 막거나 엄격한 요건을 설정해 진입장벽을 높게 설정하고 있다”며 “원격의료법만 하더라도 기득권층 반대와 의료민영화에 대한 우려로 20년째 시범사업만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상의는 시대착오적 포지티브 규제를 진입규제를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경쟁국은 네거티브(nagative) 방식으로 혁신활동을 보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해진 것 외에는 할 수 없는 포지티브 규제로 혁신활동이 봉쇄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검사 항목 규제가 대표적이다. 국내는 현행법상 체지방, 탈모 등과 관련한 12개 항목만 허용하다 규제샌드박스 심사를 통해 13개 항목을 추가로 허용했다. 반면 영국, 중국은 DTC 검사 항목을 따로 제한하지 않고 미국도 검사 항목을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금융혁신과 숙박공유도 포지티브 장벽에 갇혀 있기는 마찬가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핀테크 업체가 인공지능(AI) 기반 새로운 펀드상품을 개발했으나 법으로 정해진 펀드만 판매할 수 있는 규제 때문에 상품출시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도심형 숙박공유업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한옥체험업, 농어촌민박업 등 법으로 일일이 나열해 허용하고 있어 외국인만 이용 가능하고 내국인은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상의는 공무원의 소극행정을 규제장벽의 마지막 요인으로 지목했다. 상의는 “기업인이 느끼기에 해외 공무원은 규제완화를 돈 안 드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보는 반면 우리나라 공무원은 규제강화를 돈이 들지 않는 가장 확실한 대책이라고 보는 인식 차가 존재한다”면서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해도 각종 행정편의주의, 규제 의존증 등 공무원의 소극적 태도 앞에 무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의는 “기득권과 포지티브 규제, 소극행정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규제를 개혁하는 것이 아닌 혁신을 규제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탈규제 원칙하에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기득권을 걷어내고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을 통한 과감한 규제개혁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누가 왕이 될 상인가
  • 몸풀기
  • 6년 만에 '짠해'
  • 결혼 후 미모 만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