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거물` 피터 틸, 비트코인에 베팅했다

직접 설립한 파운더스펀드 통해 최대 210억대 매입
현재 가치만 수억달러 수준…매입결정에 직접 참여
"다들 비트코인 과소평가해…잠재력 대단해"
  • 등록 2018-01-03 오후 12:14:57

    수정 2018-01-03 오후 12:14:57

피터 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투자자로 손꼽히는 피터 틸(Peter Thiel)이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를 감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틸이 지난해 중반쯤 자신의 벤처캐피털펀드인 파운더스펀드를 통해 1500만~2000만달러(원화 약 160억~213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현재 그 가치가 수억달러까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파운더스펀드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커졌던 작년말 이전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입을 위한 의사결정에는 틸은 물론이고 펀드내 다른 투자 파트너들이 함께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파운더스펀드가 이 비트코인을 처분했는지, 아직도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운더스펀드는 실리콘밸리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벤처캐피털펀드로 꼽히고 있다. 현재 운용자산만 30억달러가 넘고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 스페이스X, 리프트 등 100곳 이상 정보기술(IT)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인 메스타스테이블캐피탈과 폴리체인캐피탈 등의 지분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테크놀러지분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자문역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틸은 미국 전자결제업체인 페이팔을 공동으로 창업했고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 초기 투자해 성공을 거둔 실리콘밸리내 유력 투자자다.

그동안 월가 관심권 밖에 있던 비트코인은 현재 금융시장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투자자산으로, 지난해초만 해도 1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지만 작년말에는 2만달러 근방까지 치솟은 바 있다. 코인데스크 기준으로 현재 1만4783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틸을 제외하고 제도권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이렇게 대규모로 매입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사이버보안이나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컸던 탓이다. 실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를 두고 “사기”라고 비판했고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레이먼드 달리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주는 “버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틸은 지난해 10월 한 무대 인터뷰에서 “대부분 암호화폐에 대해 비관적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비트코인은 금(金)과 같이 화폐가치를 보존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사이버상에서 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 그 잠재력은 대단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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