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계약해지...한미약품 기술 '성공 가능성' 매력 없나

사노피, '남 주지는 말고 기술력 키워서 오라'
기술수출액 대부분이 성공 불분명한 '미래가치'
"매력 없으면 선점할 이유 없어"
  • 등록 2016-12-29 오전 11:56:55

    수정 2016-12-29 오후 12:44:56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지난해 잇따른 기술수출로 8조원대의 계약을 체결했던 한미약품이 올해 들어 2건의 계약이 전면 해지 혹은 일부 수정되면서 기술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일고 있다. ‘상업화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한미약품(128940)은 29일 지난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했던 지속형 당뇨병 신약 ‘퀀텀프로젝트’ 3종 중 지속형 인슐린의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29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한미약품의 주가는 8.5%나 떨어진 31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30만원대 벽이 허물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지난 9월 홍역을 치룬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폐암표적항암제 기술수출 계약 해지에 이어 사노피와의 계약도 변경되자 한미약품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번 사노피와의 계약 변경으로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라이선스는 그대로 유지하되 개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줄이고, 한미약품 측은 개발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됐다. ‘뭔가 가능성은 있을 것 같으니 남은 주지 말되 제대로 개발해 넘기라’는 뜻으로 위험부담을 줄이겠다는 사노피 측의 의도가 그대로 엿보인다.

기술수출은 제품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원천 기술의 미래 가치를 수출하는 것으로 초기 계약금과, 마일스톤으로 구성된다. 최종 제품화에 따른 판매로열티는 별도다. 전체 기술수출 계약 중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6~7% 수준이다. 나머지는 개발이 지속되면서 들어오는 마일스톤이다. 후보물질 단계에서 실제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대략 10년 정도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마일스톤은 당장의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체결한 기술수출이 시장의 관심을 받은 것은 사노피가 당뇨병 치료제의 글로벌 강자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탑 플레이어가 거액을 제시했으니 계약 자체가 ‘높은 성공 가능성’으로 읽혔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기술수출 금액에는 확실하지 않은 미래가치인 마일스톤이 대부분인데 이 부분은 다들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 같다”며 “기대가 큰만큼 이번처럼 계약이 변경되거나 깨지면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올해 들어 두 건의 계약에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이 때문에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완성되지 않은 기술을 조작해서 헐값에 넘긴 것도 아니고 어찌됐던 글로벌 제약사에서 관심을 보여서 체결됐던 계약”이라며 “수천억원에서 조단위의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그들 입장에서 가능성이 없는 기술이라면 선점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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